"부산을 금융 메카로"…"잘하는 분야에 집중"
부산 지역 원로 경제인들은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상공회의소 130주년 기념식에서 “세계적인 경제 흐름을 파악하고 철저하게 준비한 뒤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로상을 받은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은 “70년 전 고무신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였고, 신발·고무·자동차부품산업을 이끌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때 개인 재산을 투입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뒤 매출 4조원대 기업으로 키웠다”며 “필름, 화학소재로 확장하는 등 늘 도전하는 자세로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로에게 길을 묻다’라는 행사에서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과 오완수 대한제강 회장은 ‘위기 극복 경험담’과 경영관을 소개했다.

강 회장은 경제 흐름을 파악해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위기 때 우성타이어를 인수했다”며 “주위에서 모두 반대했지만 기업 성장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해 최고 입찰가(1200억원)를 써 낙찰받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 냈다”고 소개했다. 강 회장은 “앞으로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회장은 “1954년 대한상사를 창업해 ‘철강 외길’을 걸어왔다”며 “제일 잘하는, 가장 많이 아는 분야를 천업으로 알고 경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해운업의 대부’로 불리는 왕상은 협성해운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왕 회장은 “부산은 이병철 삼성 회장과 구인회 LG 회장 등이 부산과 한국 경제를 이끈 저력 있는 곳”이라며 “비록 지금은 어려운 때이지만 강한 신념과 불굴의 의지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