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즙' 사서 농가 도운 허인 행장
국민은행이 양파 100t을 사서 임직원에게 양파즙을 만들어 선물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릴레이 양파 구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색다른 방식으로 양파 농가 지원에 나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양파 100t을 구매했다. 전국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협회를 비롯해 각 은행은 양파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돕기 위해 양파를 대량 구매하고 있다. 은행 중에서는 농협·우리·KEB하나·신한·전북은행 등이 지금까지 총 670t의 양파를 사들였다.

국민은행도 양파를 구매하기로 했지만 구입 이후가 고민이었다. 실무진은 고객 사은품으로 활용하자고 했지만 허인 행장(사진)이 다른 아이디어를 냈다. 허 행장은 실무진에게 “고객이 양파를 사은품으로 받으면 양파를 소진하는 데 시간이 걸려 추가적인 양파 수요를 오히려 막을 것 같다”며 “시장 수요를 감안해 실질적으로 양파 농가를 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 행장은 양파즙을 만들어 임직원에게 나눠주자는 안을 냈다. 양파즙은 보관이 쉽고 임직원의 여름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양파 농가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추가 비용을 들이기 때문에 영농법인 등 소규모 영세업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양파를 소비하는 수요에도 영향을 주지 않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민은행은 이달 중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등 위생관리시스템을 인증받은 시설에서 양파즙 약 60만 포를 생산해 본점 및 전국 영업점에 배송할 예정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