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인사평가제도 개편을 추진한다. 현행 상대평가 대신 개개인의 역량을 절대적 기준으로 판단하는 절대평가 제도를 도입하는 게 핵심이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최근 인사평가제도 관련 직원 설문조사를 했다. 조만간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 절대평가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기존 상대평가가 부서별, 직급별 형평성을 해친다는 지적 때문이다.

현행 상대평가 제도에 따르면 각 부서는 고과 최하위 등급(D등급)을 5%를 줘야 한다. 업무량이 많은 부서에서 일하더라도 누군가는 최하위 고과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일부 부서에서는 하위 직급 직원에게 C, D등급을 몰아주는 사례도 있다는 전언이다. 상대평가 제도가 직원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다면평가 제도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부서 동료의 코멘트를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기존 다면평가는 팀장 등 보직자들만 대상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우선 사무직 및 연구직을 대상으로 새 인사평가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제도가 다른 계열사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조합은 개편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5%로 할당된 D등급 비중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신입사원 정기공채를 없애고 상시 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임원 직급을 6단계에서 4단계로 줄였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