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국내 2위 사모펀드 전문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 대해 공모펀드 운용사 인가 절차를 진행하면서 공모운용사 전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신증권은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할 기회를 얻게 됐다. 부동산신탁업 신규 사업자 출현은 10년 만이다.

타임폴리오운용 공모 전환 '초읽기'…대신證도 부동산신탁업 진출 '눈앞'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이날 타임폴리오운용에 공모운용사 인가를 내주는 방안을 의결했다. 증선위에 사모운용사의 공모운용사 전환 방안이 상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임폴리오운용은 대우증권 출신인 황성환 대표가 2008년 타임폴리오투자자문을 설립하면서 투자자문사로 처음 출발했다. 2015년 말 사모펀드 진입 규제가 크게 완화되자 2016년 4월 자산운용사로 전환해 본격적으로 사모펀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운용사 전환 이후 타임폴리오운용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다. 매년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내자 투자자금이 몰려들면서 2015년 말 2130억원 수준이었던 운용 자산이 작년 말에는 1조8892억원까지 불어났다.

타임폴리오운용은 지난 5월엔 공모운용사 전환을 위해 금융위에 금융투자업(집합투자업) 인가를 신청했다. 타임폴리오운용 소속 사모펀드들은 매년 꾸준히 8~10%가량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 펀드들에 분산투자하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를 출시할 경우 가입 문턱이 낮아지는 등 투자 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타임폴리오운용은 판단했다. 지금은 최소 가입액이 5억원 이상이지만 재간접 공모펀드에서는 훨씬 낮아진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타임폴리오운용이 사모에서 공모운용사로 전환하는 ‘1호’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사모펀드 업계 1위인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타임폴리오운용보다 먼저 공모운용사 전환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상장사 지투하이소닉 관련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 휘말리면서 당분간 공모운용사 인가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증선위에서는 대신증권이 지분 100%를 출자한 부동산신탁사인 디에스에이티컴퍼니(대신자산신탁)에 본인가를 내주는 안건도 의결했다. 디에스에이티컴퍼니는 지난 3월 한국투자부동산신탁(한국투자금융지주), 신영자산신탁(신영·유진투자증권)과 함께 금융위로부터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받았다. 이후 디에스에이티컴퍼니는 부동산신탁업 진출에 필요한 조직·인력 구성을 완료하고 지난달 가장 먼저 본인가를 신청했다.

디에스에이티컴퍼니가 금융위에서 최종 인가를 받으면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부동산신탁업에서 신규 사업자가 탄생하게 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른 회사에 비해 지분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모회사인 대신증권의 부동산 금융·개발사업 의지도 큰 만큼 인가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