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다변화 추진하는 유명희 본부장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과 연내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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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멕시코로 자유무역 영토 확대
높은 美·中 무역 의존도 낮추기로
높은 美·中 무역 의존도 낮추기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3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연내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러시아, 멕시코 등까지 자유무역 영토를 넓혀 미국과 중국에 대한 높은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로 했다.
유 본부장은 17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이런 내용의 FTA 확대 계획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시작한 동남아 3개국과의 FTA 협상을 연내 마무리짓는 것이 목표”라며 “계획대로 되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상위 5개국과 모두 양자 FTA를 체결하게 된다”고 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200억달러), 말레이시아(192억달러), 필리핀(156억달러)의 교역 규모는 아세안 국가 중 각각 2, 4, 5위다. 1위와 3위인 베트남(683억달러), 싱가포르(198억달러)와는 이미 FTA를 맺었다. 5개국 교역 규모를 합치면 1429억달러에 이른다. 정부 계획이 현실화되면 동남아에서 미국(1314억달러)보다 큰 자유무역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동남아와는 한·아세안 FTA가 가동 중이긴 하다. 하지만 한·아세안 FTA 같은 다자간 무역협상은 여러 나라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어려워 시장 개방 수준이 낮다. 정부가 경제 규모가 큰 나라들과 별도로 양자 FTA를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유 본부장은 “러시아와 멕시코도 굉장히 중요한 무역 상대국인데 아직 시장 개척을 많이 못했다”며 “지난달 시작한 러시아와의 서비스·투자 FTA에 속도를 내고 중남미 태평양동맹(PA)과의 준회원국 가입 협상도 오는 9월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칠레가 결성한 태평양동맹에 들어가면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는 효과가 난다.
‘자국 이기주의’가 들불처럼 번지는 데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유 본부장은 “최근 국제회의에서 만난 한 통상장관이 ‘국제 무역 환경이 정글처럼 변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세계 각국이 합의한 국제 규범이 무너지고 힘이 센 나라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자국을 상대로 흑자를 많이 내는 국가들에게 무역수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타깃인 중국이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 간 무역분쟁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 일본과 유럽도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통상 전략을 확대하는 추세다. 일본이 최근 한국에 가한 수출규제가 대표적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유 본부장은 17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이런 내용의 FTA 확대 계획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시작한 동남아 3개국과의 FTA 협상을 연내 마무리짓는 것이 목표”라며 “계획대로 되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상위 5개국과 모두 양자 FTA를 체결하게 된다”고 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200억달러), 말레이시아(192억달러), 필리핀(156억달러)의 교역 규모는 아세안 국가 중 각각 2, 4, 5위다. 1위와 3위인 베트남(683억달러), 싱가포르(198억달러)와는 이미 FTA를 맺었다. 5개국 교역 규모를 합치면 1429억달러에 이른다. 정부 계획이 현실화되면 동남아에서 미국(1314억달러)보다 큰 자유무역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동남아와는 한·아세안 FTA가 가동 중이긴 하다. 하지만 한·아세안 FTA 같은 다자간 무역협상은 여러 나라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어려워 시장 개방 수준이 낮다. 정부가 경제 규모가 큰 나라들과 별도로 양자 FTA를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유 본부장은 “러시아와 멕시코도 굉장히 중요한 무역 상대국인데 아직 시장 개척을 많이 못했다”며 “지난달 시작한 러시아와의 서비스·투자 FTA에 속도를 내고 중남미 태평양동맹(PA)과의 준회원국 가입 협상도 오는 9월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칠레가 결성한 태평양동맹에 들어가면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는 효과가 난다.
‘자국 이기주의’가 들불처럼 번지는 데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유 본부장은 “최근 국제회의에서 만난 한 통상장관이 ‘국제 무역 환경이 정글처럼 변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세계 각국이 합의한 국제 규범이 무너지고 힘이 센 나라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자국을 상대로 흑자를 많이 내는 국가들에게 무역수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타깃인 중국이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 간 무역분쟁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 일본과 유럽도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통상 전략을 확대하는 추세다. 일본이 최근 한국에 가한 수출규제가 대표적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