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진전" '이례적' 발언…물밑 접촉? 이란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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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데자뷔?…'전쟁 상황 극한 대치→극적 대화' 전개되나
이란 최고지도자, 수차례 '미국과 대화 불가' 원칙 선언 이란에 대해 뿌리깊은 불신과 적대를 표출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돌발 발언'을 놓고 이란 현지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각료회의에서 "이란은 우리와 대화하고 싶어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겠지만 그동안 많이 진전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혀 이란 지도부를 교체하기 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이란을 돕고 잘 대해 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핵무기를 가지거나 탄도미사일을 시험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화법이 항상 그렇듯 '많은 진전'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나 사례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지도부가 이란의 정권 교체(regime change)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대화하자고 제안한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기도 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과 트위터를 통해 북한을 향해서 이런 유화적인 언급을 종종 했지만, 이란에 대해서는 매우 드문 태도다.
핵합의 붕괴 위기와 함께 군사 충돌 직전까지 치달은 최근 미국과 이란의 관계를 고려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맥락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양국이 대화한다는 조짐이나 정황도 전혀 감지되지 않은 탓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예와 같이 전쟁 수준의 대치 상황으로 긴장을 최고조로 올렸다가 극적으로 대화 국면으로 진전하는 '트럼프식 반전 외교'의 징조라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양국이 표면적으로는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설전을 벌이지만 실제로 물밑 접촉 중이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암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해 초 북한과 미국 역시 험악했던 겉모습과 달리 정상회담을 비밀리에 추진했기 때문이다.
양국과의 관계가 모두 원만한 카타르의 군주가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중립적인 위치인 오만, 이라크 등도 미국과 이란간 중재자로 나선 터라 양국이 직접 접촉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메신저'를 통한 간접 통로로 상대의 의중을 떠보는 수준까지는 진척됐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중동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전' 발언이 이란 내부를 흔들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설득을 얻고 있다.
그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수차례 미국과 절대 협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하는 이란의 신정일치 통치 체계를 고려할 때 그의 결심은 다른 나라에서처럼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종교적 권위에 기반한 불변에 가까운 칙령이다.
비밀리에 미국과 물밑 접촉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최고지도자의 위상은 물론 정권의 정당성마저 흔들리게 된다.
최고지도자는 스스로 '사탄'이라고 칭한 상대와 접촉한 국민을 속인 권력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란에서는 미국과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히 지지를 받는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논리 측면에서 최고지도자의 표리부동을 정당화할 정도는 아니다.
특히 "이란이 우리와 대화를 원한다", "이란을 도와주겠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이란으로서는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협상 불가'라는 자신의 선언을 뒤집으려면 미국의 공개 사과나 핵협상 복귀와 같은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만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주목받은 것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인터뷰와 맞물린 덕분이다.
뉴욕을 방문한 자리프 장관은 15일 미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협상한다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도 포함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들(미국)이 우리의 미사일을 놓고 얘기하고 싶다면 먼저 미사일을 포함한 모든 무기를 중동에 판매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답했다.
미국 AP통신은 이에 대해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협상할 가능성을 처음으로 내비쳤다고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그러자 마수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AP통신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자리프 장관의 말을 곡해했다"라며 "탄도미사일은 절대 협상할 수 없는 한계선이다"라고 일축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의 알리레자 미르유세피 언론담당관은 16일 "AP통신의 기자라면 가정법의 맥락을 충분히 이해할 만큼 상용 영어를 잘 할텐데 기사 제목을 뽑으려다 보니 엉터리로 결론을 내렸다"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적으로 보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 예멘 내전 등 역내 개입 중단 등 이란이 수용하기 어려운 미국의 요구를 모두 거론했다.
이런 요구는 대화의 선행 조건으로 미국이 이란에 일관되게 제시하는 내용이다.
익명을 요구한 테헤란의 한 정치평론가는 "AP통신과 같은 서방 언론은 이란 지도부의 언급 전체를 보지 않고 한 대목만 부각해 이란이 매우 난처하다거나 호전적이라는 이미지를 주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미국과 이란이 비공개로 접촉 중이라는 것처럼 말했다"라며 "이란 내부를 흔들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떨어뜨리고 미국과 대화하라는 국내 여론을 부추기려는 의도로 실체없는 말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수차례 '미국과 대화 불가' 원칙 선언 이란에 대해 뿌리깊은 불신과 적대를 표출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돌발 발언'을 놓고 이란 현지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각료회의에서 "이란은 우리와 대화하고 싶어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겠지만 그동안 많이 진전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혀 이란 지도부를 교체하기 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이란을 돕고 잘 대해 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핵무기를 가지거나 탄도미사일을 시험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화법이 항상 그렇듯 '많은 진전'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나 사례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지도부가 이란의 정권 교체(regime change)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대화하자고 제안한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기도 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과 트위터를 통해 북한을 향해서 이런 유화적인 언급을 종종 했지만, 이란에 대해서는 매우 드문 태도다.
핵합의 붕괴 위기와 함께 군사 충돌 직전까지 치달은 최근 미국과 이란의 관계를 고려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맥락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양국이 대화한다는 조짐이나 정황도 전혀 감지되지 않은 탓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예와 같이 전쟁 수준의 대치 상황으로 긴장을 최고조로 올렸다가 극적으로 대화 국면으로 진전하는 '트럼프식 반전 외교'의 징조라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양국이 표면적으로는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설전을 벌이지만 실제로 물밑 접촉 중이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암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해 초 북한과 미국 역시 험악했던 겉모습과 달리 정상회담을 비밀리에 추진했기 때문이다.
양국과의 관계가 모두 원만한 카타르의 군주가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중립적인 위치인 오만, 이라크 등도 미국과 이란간 중재자로 나선 터라 양국이 직접 접촉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메신저'를 통한 간접 통로로 상대의 의중을 떠보는 수준까지는 진척됐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중동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전' 발언이 이란 내부를 흔들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설득을 얻고 있다.
그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수차례 미국과 절대 협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하는 이란의 신정일치 통치 체계를 고려할 때 그의 결심은 다른 나라에서처럼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종교적 권위에 기반한 불변에 가까운 칙령이다.
비밀리에 미국과 물밑 접촉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최고지도자의 위상은 물론 정권의 정당성마저 흔들리게 된다.
최고지도자는 스스로 '사탄'이라고 칭한 상대와 접촉한 국민을 속인 권력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란에서는 미국과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히 지지를 받는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논리 측면에서 최고지도자의 표리부동을 정당화할 정도는 아니다.
특히 "이란이 우리와 대화를 원한다", "이란을 도와주겠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이란으로서는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협상 불가'라는 자신의 선언을 뒤집으려면 미국의 공개 사과나 핵협상 복귀와 같은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만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주목받은 것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인터뷰와 맞물린 덕분이다.
뉴욕을 방문한 자리프 장관은 15일 미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협상한다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도 포함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들(미국)이 우리의 미사일을 놓고 얘기하고 싶다면 먼저 미사일을 포함한 모든 무기를 중동에 판매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답했다.
미국 AP통신은 이에 대해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협상할 가능성을 처음으로 내비쳤다고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그러자 마수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AP통신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자리프 장관의 말을 곡해했다"라며 "탄도미사일은 절대 협상할 수 없는 한계선이다"라고 일축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의 알리레자 미르유세피 언론담당관은 16일 "AP통신의 기자라면 가정법의 맥락을 충분히 이해할 만큼 상용 영어를 잘 할텐데 기사 제목을 뽑으려다 보니 엉터리로 결론을 내렸다"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적으로 보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 예멘 내전 등 역내 개입 중단 등 이란이 수용하기 어려운 미국의 요구를 모두 거론했다.
이런 요구는 대화의 선행 조건으로 미국이 이란에 일관되게 제시하는 내용이다.
익명을 요구한 테헤란의 한 정치평론가는 "AP통신과 같은 서방 언론은 이란 지도부의 언급 전체를 보지 않고 한 대목만 부각해 이란이 매우 난처하다거나 호전적이라는 이미지를 주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미국과 이란이 비공개로 접촉 중이라는 것처럼 말했다"라며 "이란 내부를 흔들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떨어뜨리고 미국과 대화하라는 국내 여론을 부추기려는 의도로 실체없는 말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