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에르빌서 터키 총영사관 외교관 피살
17일(현지시간) 오후 2시 30분께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 에르빌의 한 식당에서 무장괴한 일당이 총을 쏴 터키 외교관 1명이 식사 중에 숨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총격으로 식당에 있던 쿠르드 자치정부 안보·정보 기관 아사예시 대원 1명도 사망했고 이라크인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숨진 외교관이 에르빌 주재 터키 총영사관의 부총영사라는 보도도 나왔다.

쿠르드자치정부와 아사예시는 총격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에르빌 주재 외교관과 시민에게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에르빌은 쿠르드자치정부의 수도로, 치안이 안정돼 이런 총격사건이 드문 편이다.

이라크 전쟁 후 이라크 복구 지원을 위해 파병됐던 자이툰 부대가 주둔했던 곳이기도 하다.

총격이 난 후크아바즈 식당의 위치는 외국인, 외교관이 주로 모이는 신시가지 지역으로 터키 총영사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이 지역은 외교 단지와 가까워 경비가 삼엄하다.

터키 아나돌루 통신은 이 식당의 터키인 주인을 인용해 "괴한들이 평상복을 입고 침입하자마자 총영사관 직원들을 향해 총을 쐈다"라고 보도했다.

터키 외무부는 이날 에르빌 주재 총영사관의 외교관 1명이 피살됐다고 확인하면서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자치정부에 범행을 저지른 괴한 일당의 정체를 규명하고 신속히 체포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이날 공격을 규탄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쿠르드노동자당(PKK·터키의 반정부 무장정파)의 소행이냐는 질문에 "이런 종류의 공격이 벌어지면 테러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조사가 끝난 뒤에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라고 답했다.

터키군은 13일 이라크 북부의 PKK 근거지를 소탕하는 '발톱-2' 작전을 개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17일 낸 성명에서 "그런 악의적인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라며 "미국은 터키와 이라크 정부, 국민을 지지한다는 다짐을 재확인한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