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플랫폼택시 정책논란…신사업 허용인가, 또다른 규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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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기여금·택시기사 자격·렌터카 불허 등 진입장벽 높아"
정부 "기여금 부담 최소화할 것…택시기사 자격은 최소한의 안전장치"
'타다' 등 스마트폰 앱(app)을 기반으로 택시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운송사업'에 정부가 기여금 납부 등의 조건을 걸고 제도권 진입의 길을 터줬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플랫폼 운송사업자의 '제도권 편입', '합법화'의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윤곽이 드러난 사회적 기여금, 렌터카 아닌 직접 매입 차량 사용 등의 조건만 보면 이 정책이 신사업을 실질적으로 '허용'한 것인지 진입장벽을 높여 '규제'를 하겠다는 것인지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대책 발표 후 오히려 논란이 더 커지자 정부는 향후 기여금 수준을 신생 플랫폼 운송사업자에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으로 책정하고, 렌터카 활용 방안도 택시업계 등과 계속 협의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 플랫폼 운송업계 "기존 제도 중심 정책의 한계…렌터카 허용해야"
정부가 17일 내놓은 '혁신성장 및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 제도 개편방안'의 핵심은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타다'와 같은 플랫폼 운송사업을 법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방안에 따르면 가장 큰 조건은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납부하는 것이다.
기여금으로 마련된 재원은 기존 택시의 면허권(개인택시 위주)을 사들여 택시 총량을 관리하거나 택시 종사자의 복지를 도모하는 등의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아울러 '타다' 등 플랫폼 운송사업에 종사하는 기사도 기존 택시기사 자격을 갖춰야만 운전을 할 수 있다.
플랫폼 운송사업자의 렌터카 사용도 택시업계의 반발로 아직 허용되지 않았다.
사실상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납부한 기여금으로 택시 면허권을 사들여 택시 총량만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되면,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매입 차량을 쓰건 렌터카를 쓰건 기존 택시업계 입장에서는 무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이런 규제 완화가 확대돼 렌터카 업종의 택시 영업 진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타다'의 영업은 모(母)회사 공유 차량업체 '쏘카'로부터 렌터카를 빌려 운전기사와 함께 빌려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타다가 앞으로 합법적으로 제도권에서 영업하려면 모든 차량을 직접 사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조건들이 발표되자, 기존 플랫폼 운송사업자나 이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찾는 신생 벤처기업들은 당연히 고개를 갸웃하거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타다의 운영사 VCNC은 정부 대책 관련 입장문에서 "국토부의 발표는 국민에게 다양하고 안전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택시 산업과 별도로 새 시장을 창출하는 시대적 요청과 가치를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면서도 "구체적 내용에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
기존 제도와 기존 이해관계 중심의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스타트업 대표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더 노골적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운송사업에 자율성을 부여한다면서 대여 차량(렌터카)을 (이용하지) 못하게 막은 것은 문제"라며 "이번 방안으로 상생과 혁신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반발했다.
영업을 위해 반드시 내야 하는 사회적 기여금이 자본력이 약한 신생벤처들 입장에서 높은 '진입장벽'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정부 "기여금, 업체 부담 없는 수준…렌터카 활용 계속 협의"
하지만 "혁신을 가로막는 정책", "택시업계 입장만 주로 반영된 정책"이라는 지적에 대해 국토부는 "오해에 따른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정경훈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우선 사회적 기여금의 '진입장벽' 논란과 관련, "플랫폼 운송사업자에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 100% 동의한다"며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들어올 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향후 실무논의기구에서 기여금 수준과 규모, 납부 방식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여금을 바탕으로 스킴(구조)을 짜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모빌리티(이동·이동성) 업계도 동의한 것인 만큼 사회적 기여금 자체가 진입장벽이라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에 따르면 해외에서도 실제로 미국 뉴욕주의 경우 전체 운송요금의 4%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경우 이용 건당 1달러를 '승차 공유요금' 형태로 부과하고 있다.
정 실장은 플랫폼 운송사업자의 렌터카 활용 관련 내용이 이번 대책에 빠진 데 대해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어떤 형태로든 차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중 한 방법인 렌터카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이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수렴할 것"이라고 추후 협의 여지를 내비쳤다.
'택시기사 자격'을 요구한 것은 시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정 실장은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종사자들이 현재 범죄 경력 조회를 받지 않아 안전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며 "제도권에 들어오려면 모빌리티 서비스 종사자도 범죄 경력 조회, 소정의 검사 교육을 거쳐야 한다는 취지에서 택시기사 자격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정도는 안전 문제를 해소하는 최소한의 장치"라며 "이것이 진입장벽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양한 플랫폼 택시 영업으로 전체 택시 요금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정 실장은 "기존의 배회 영업(돌아다니면서 손님을 태우는) 택시는 현행 요금 체제를 유지하고, 플랫폼 택시 때문에 요금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택시 제도 개편안에 대한 상세 부분 협의를 위해 최대한 서둘러 실무논의기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 기구에는 택시업계 종사자, 모빌리티 업계, 스타트업 포럼, 소비자, 전문가 등이 참여해 기여금 등 구체적 제도 실행 방안을 협의한다.
/연합뉴스
정부 "기여금 부담 최소화할 것…택시기사 자격은 최소한의 안전장치"
'타다' 등 스마트폰 앱(app)을 기반으로 택시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운송사업'에 정부가 기여금 납부 등의 조건을 걸고 제도권 진입의 길을 터줬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플랫폼 운송사업자의 '제도권 편입', '합법화'의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윤곽이 드러난 사회적 기여금, 렌터카 아닌 직접 매입 차량 사용 등의 조건만 보면 이 정책이 신사업을 실질적으로 '허용'한 것인지 진입장벽을 높여 '규제'를 하겠다는 것인지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대책 발표 후 오히려 논란이 더 커지자 정부는 향후 기여금 수준을 신생 플랫폼 운송사업자에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으로 책정하고, 렌터카 활용 방안도 택시업계 등과 계속 협의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 플랫폼 운송업계 "기존 제도 중심 정책의 한계…렌터카 허용해야"
정부가 17일 내놓은 '혁신성장 및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 제도 개편방안'의 핵심은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타다'와 같은 플랫폼 운송사업을 법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방안에 따르면 가장 큰 조건은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납부하는 것이다.
기여금으로 마련된 재원은 기존 택시의 면허권(개인택시 위주)을 사들여 택시 총량을 관리하거나 택시 종사자의 복지를 도모하는 등의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아울러 '타다' 등 플랫폼 운송사업에 종사하는 기사도 기존 택시기사 자격을 갖춰야만 운전을 할 수 있다.
플랫폼 운송사업자의 렌터카 사용도 택시업계의 반발로 아직 허용되지 않았다.
사실상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납부한 기여금으로 택시 면허권을 사들여 택시 총량만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되면,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매입 차량을 쓰건 렌터카를 쓰건 기존 택시업계 입장에서는 무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이런 규제 완화가 확대돼 렌터카 업종의 택시 영업 진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타다'의 영업은 모(母)회사 공유 차량업체 '쏘카'로부터 렌터카를 빌려 운전기사와 함께 빌려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타다가 앞으로 합법적으로 제도권에서 영업하려면 모든 차량을 직접 사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조건들이 발표되자, 기존 플랫폼 운송사업자나 이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찾는 신생 벤처기업들은 당연히 고개를 갸웃하거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타다의 운영사 VCNC은 정부 대책 관련 입장문에서 "국토부의 발표는 국민에게 다양하고 안전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택시 산업과 별도로 새 시장을 창출하는 시대적 요청과 가치를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면서도 "구체적 내용에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
기존 제도와 기존 이해관계 중심의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스타트업 대표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더 노골적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운송사업에 자율성을 부여한다면서 대여 차량(렌터카)을 (이용하지) 못하게 막은 것은 문제"라며 "이번 방안으로 상생과 혁신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반발했다.
영업을 위해 반드시 내야 하는 사회적 기여금이 자본력이 약한 신생벤처들 입장에서 높은 '진입장벽'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정부 "기여금, 업체 부담 없는 수준…렌터카 활용 계속 협의"
하지만 "혁신을 가로막는 정책", "택시업계 입장만 주로 반영된 정책"이라는 지적에 대해 국토부는 "오해에 따른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정경훈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우선 사회적 기여금의 '진입장벽' 논란과 관련, "플랫폼 운송사업자에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 100% 동의한다"며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들어올 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향후 실무논의기구에서 기여금 수준과 규모, 납부 방식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여금을 바탕으로 스킴(구조)을 짜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모빌리티(이동·이동성) 업계도 동의한 것인 만큼 사회적 기여금 자체가 진입장벽이라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에 따르면 해외에서도 실제로 미국 뉴욕주의 경우 전체 운송요금의 4%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경우 이용 건당 1달러를 '승차 공유요금' 형태로 부과하고 있다.
정 실장은 플랫폼 운송사업자의 렌터카 활용 관련 내용이 이번 대책에 빠진 데 대해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어떤 형태로든 차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중 한 방법인 렌터카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이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수렴할 것"이라고 추후 협의 여지를 내비쳤다.
'택시기사 자격'을 요구한 것은 시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정 실장은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종사자들이 현재 범죄 경력 조회를 받지 않아 안전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며 "제도권에 들어오려면 모빌리티 서비스 종사자도 범죄 경력 조회, 소정의 검사 교육을 거쳐야 한다는 취지에서 택시기사 자격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정도는 안전 문제를 해소하는 최소한의 장치"라며 "이것이 진입장벽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양한 플랫폼 택시 영업으로 전체 택시 요금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정 실장은 "기존의 배회 영업(돌아다니면서 손님을 태우는) 택시는 현행 요금 체제를 유지하고, 플랫폼 택시 때문에 요금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택시 제도 개편안에 대한 상세 부분 협의를 위해 최대한 서둘러 실무논의기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 기구에는 택시업계 종사자, 모빌리티 업계, 스타트업 포럼, 소비자, 전문가 등이 참여해 기여금 등 구체적 제도 실행 방안을 협의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