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2분기에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하는 증권사가 늘고 있다. 삼성증권에 이어 메리츠종금증권도 이마트가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한 것으로 추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마트가 2분기에 47억원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분석했다. 목표주가는 15만5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7월 들어 이마트의 2분기 적자 가능성을 발표한 증권사는 삼성증권(105억원 적자 추정)에 이어 메리츠가 두번째다.

이달 들어 증권사들이 내놓은 이마트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120억원에 불과하다. 한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2분기가 끝나고 나오는 추정치들이 종전 자료보다 정확도가 높은 만큼 적자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2분기는 대형마트 실적이 부진한 시기다. 설날, 추석 등 명절이 없고, 연말처럼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도 아니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종합부동산세도 부담이다.

올해 2분기는 지난해보다 공휴일이 이틀 줄어 매출이 더 많이 감소했다. 쿠팡, 마켓컬리 등 온라인 기업과의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비용은 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마트 기존점의 2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4%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조선호텔, 신세계푸드 등 연결 자회사의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며 “온라인 사업의 성장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실적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격할인 정책이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채 비용증가로만 이어졌다”며 “지난해 말부터 온라인 채널과의 식품 부분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돌파구가 안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마트 내부의 위기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 기회는 늦게 온다”며 “우리는 역량을 축적해야 하며, 기회가 왔을 때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반드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