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8개 정비사업 조합장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을 유예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재건축·재개발엔 소급적용 말아달라"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래미안 원베일리) △강동구 둔촌주공 △강남구 개포주공1·4단지 △송파구 진주아파트 등 서울 내 8개 단지 조합장은 세종시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분양가 상한제 관련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주·철거 중인 조합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를 소급적용하지 말라는 게 청원의 주요 내용이다.

8개 재건축·재개발 조합장은 국토부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조합원들은 대부분 1주택자로 투기와 무관하고 주택가격 상승을 반기기보다는 보유세 및 각종 부담금 증가를 염려하고 있다”며 “조합이 ‘분양가 상한제’를 소급적용 받아 수천만~1억원 이상의 추가부담금이 발생할 경우 사업 지연으로 인한 추가 사업비와 금융비용 등을 포함해 천문학적인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8개 조합장은 “조합원당 수천만원의 추가부담금이 발생하면 ‘관리처분변경(안)’에 대한 조합원의 동의를 구하기가 불가능해진다”며 “나아가 조합원 간 분쟁이 심화돼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의 이주시기 조정을 받아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조합이나 이주 또는 철거 중인 조합은 1년 이상 유예기간을 줘 조합원의 피해를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8개 조합은 올 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일반분양 총 9200여 가구 공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HUG의 고분양가 규제에 분양 방식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르면 이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입법예고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