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온·안주夜·심플리쿡·피코크·비비고…회사 명찰 떼고 브랜드로 승부하는 '5세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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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브랜드 전쟁
(2) HMR 브랜드 차별화 경쟁
CJ 비비고 1兆 브랜드 넘봐
75년 빵 만들던 SPC삼립도 진출
(2) HMR 브랜드 차별화 경쟁
CJ 비비고 1兆 브랜드 넘봐
75년 빵 만들던 SPC삼립도 진출
75년간 빵을 생산해온 SPC삼립은 올 들어 ‘밥’을 짓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삼립잇츠’라는 브랜드로 파스타와 덮밥 제품을 내놨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SPC삼립뿐 아니다. 식품업체 유통업체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줄줄이 뛰어들었다. 치열한 경쟁은 브랜드 전쟁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HMR 시장은 편의성 중심의 1세대, 신선도를 강조한 2세대, 다양성과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집밥을 대체하기 시작한 3~4세대를 거쳤다. 올해는 밀키트를 중심으로 빠르고 간편하면서 제대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패스트 프리미엄 HMR’이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는 5세대 시장이 열렸다. 기업들은 차별화를 위해 기술력과 브랜드를 앞세우고 있다. 5년 새 8000억 브랜드 된 비비고
HMR 브랜드 경쟁에서는 ‘비비고’가 앞서가고 있다. 2013년 말 출시한 ‘비비고 왕교자’는 냉동만두 시장을 흔들었다. 비비고는 이후 한식과 관련한 CJ제일제당의 모든 HMR 제품의 통합 브랜드로 성장했다. 한식반찬, 국물요리 등이 모두 비비고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선 다른 브랜드로 팔리는 제품도 수출할 때는 비비고를 달고 나간다. 지난해 비비고는 국내외에서 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냉동피자, 햄버그스테이크, 치킨, 핫도그 등 양식엔 ‘고메’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대상은 브랜드를 세분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안주류에는 ‘안주야’를, 한식은 ‘종가반상’을, 양식에는 ‘휘슬링쿡’이라는 통합 브랜드를 쓰고 있다. 동원F&B도 안주류엔 ‘심야식당’, 양식에는 ‘퀴진’ 등의 이름을 붙였다. 냉동볶음밥을 도시락 형태로 만든 아워홈은 특징을 살려 ‘온더 고’라는 브랜드로 경쟁하고 있다.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캐릭터까지 등장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의 쌀알을 테마로 만든 ‘쌀알이인형’을 내놨다. 풀무원은 얇은피만두를 내놓으며 만두 캐릭터 ‘얄피’를 적극 알리고 있다.
피코크, 요리하다…PB로 승부
유통회사들은 자체상표(PB)로 HMR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마트 ‘피코크’가 대표적이다. 초기부터 전국 유명 맛집과의 협업에 집중해 잇단 히트상품을 선보여온 피코크는 지난해 약 2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피코크의 성공은 다른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편의점과 백화점까지 이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롯데마트는 ‘요리하다’라는 브랜드로 고추잡채, 깐쇼새우, 유산슬, 스키야키 등 집에서 직접 만들기 어려운 요리를 셰프들과 함께 개발했다.
현대백화점의 HMR 브랜드는 ‘원테이블’이다. 재료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화식한우 사골곰국, 국내산 유기농 돼지로 만든 동그랑땡 등이 인기 제품으로 꼽힌다. 지난 4월에는 강남 유명 레스토랑 셰프의 레시피를 활용해 ‘셰프박스’를 내놓고 차돌버섯찜, 양념장어덮밥 등을 선보였다.
‘신선 HMR’ 밀키트의 부상
5세대 HMR 시장의 중심은 밀키트다. 밀키트는 손질된 식재료, 반조리된 소스 등을 하나로 모아 레시피와 함께 제공하는 HMR의 한 종류다. 재료 본연의 맛과 함께 간단한 조리가 가능해 취향에 따라 다르게 맛을 낼 수 있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시장을 연 기업은 한국야쿠르트다. 전국 1만여 대의 자사 전동카트를 활용해 2017년 밀키트를 배달하기 시작했다. ‘잇츠온’이라는 브랜드로 전국 유명 셰프와 협업했다. 지난해 잇츠온 매출은 전년보다 약 200% 늘었다. 한국야쿠르트에 이어 GS리테일이 ‘심플리쿡’이란 브랜드로 밀키트 시장에 뛰어들었고, 상온과 냉장, 냉동 HMR 등 완제품에 주력하던 CJ제일제당도 올 들어 밀키트 브랜드 ‘쿡킷’을 공식 출시했다. 이마트도 지난달 피코크 브랜드로 처음으로 밀키트 제품을 선보였다.
동네 맛집에 특급호텔도 가세
프랜차이즈업체와 외식업계도 HMR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섰다. 놀부의 나주식곰탕, 본아이에프의 리조또, 연안식당 꼬막비빔밥, 광장시장 순희네빈대떡, 신정동 송주 불냉면, 맘스터치 삼계탕, 굽네치킨의 교자만두 등이 모두 HMR로 판매되고 있다.
놀부 관계자는 “익숙한 브랜드가 내놓는 HMR은 맛이 검증된 데다 소비자에게 친숙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호텔들도 인기 메뉴를 HMR로 내놓고 있다. 워커힐호텔의 명월관 갈비탕, 글래드호텔의 그리츠 양갈비, 신세계조선호텔 호경전 볶음밥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김보라/안재광 기자 destinybr@hankyung.com
HMR 시장은 편의성 중심의 1세대, 신선도를 강조한 2세대, 다양성과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집밥을 대체하기 시작한 3~4세대를 거쳤다. 올해는 밀키트를 중심으로 빠르고 간편하면서 제대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패스트 프리미엄 HMR’이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는 5세대 시장이 열렸다. 기업들은 차별화를 위해 기술력과 브랜드를 앞세우고 있다. 5년 새 8000억 브랜드 된 비비고
HMR 브랜드 경쟁에서는 ‘비비고’가 앞서가고 있다. 2013년 말 출시한 ‘비비고 왕교자’는 냉동만두 시장을 흔들었다. 비비고는 이후 한식과 관련한 CJ제일제당의 모든 HMR 제품의 통합 브랜드로 성장했다. 한식반찬, 국물요리 등이 모두 비비고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선 다른 브랜드로 팔리는 제품도 수출할 때는 비비고를 달고 나간다. 지난해 비비고는 국내외에서 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냉동피자, 햄버그스테이크, 치킨, 핫도그 등 양식엔 ‘고메’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대상은 브랜드를 세분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안주류에는 ‘안주야’를, 한식은 ‘종가반상’을, 양식에는 ‘휘슬링쿡’이라는 통합 브랜드를 쓰고 있다. 동원F&B도 안주류엔 ‘심야식당’, 양식에는 ‘퀴진’ 등의 이름을 붙였다. 냉동볶음밥을 도시락 형태로 만든 아워홈은 특징을 살려 ‘온더 고’라는 브랜드로 경쟁하고 있다.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캐릭터까지 등장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의 쌀알을 테마로 만든 ‘쌀알이인형’을 내놨다. 풀무원은 얇은피만두를 내놓으며 만두 캐릭터 ‘얄피’를 적극 알리고 있다.
피코크, 요리하다…PB로 승부
유통회사들은 자체상표(PB)로 HMR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마트 ‘피코크’가 대표적이다. 초기부터 전국 유명 맛집과의 협업에 집중해 잇단 히트상품을 선보여온 피코크는 지난해 약 2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피코크의 성공은 다른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편의점과 백화점까지 이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롯데마트는 ‘요리하다’라는 브랜드로 고추잡채, 깐쇼새우, 유산슬, 스키야키 등 집에서 직접 만들기 어려운 요리를 셰프들과 함께 개발했다.
현대백화점의 HMR 브랜드는 ‘원테이블’이다. 재료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화식한우 사골곰국, 국내산 유기농 돼지로 만든 동그랑땡 등이 인기 제품으로 꼽힌다. 지난 4월에는 강남 유명 레스토랑 셰프의 레시피를 활용해 ‘셰프박스’를 내놓고 차돌버섯찜, 양념장어덮밥 등을 선보였다.
‘신선 HMR’ 밀키트의 부상
5세대 HMR 시장의 중심은 밀키트다. 밀키트는 손질된 식재료, 반조리된 소스 등을 하나로 모아 레시피와 함께 제공하는 HMR의 한 종류다. 재료 본연의 맛과 함께 간단한 조리가 가능해 취향에 따라 다르게 맛을 낼 수 있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시장을 연 기업은 한국야쿠르트다. 전국 1만여 대의 자사 전동카트를 활용해 2017년 밀키트를 배달하기 시작했다. ‘잇츠온’이라는 브랜드로 전국 유명 셰프와 협업했다. 지난해 잇츠온 매출은 전년보다 약 200% 늘었다. 한국야쿠르트에 이어 GS리테일이 ‘심플리쿡’이란 브랜드로 밀키트 시장에 뛰어들었고, 상온과 냉장, 냉동 HMR 등 완제품에 주력하던 CJ제일제당도 올 들어 밀키트 브랜드 ‘쿡킷’을 공식 출시했다. 이마트도 지난달 피코크 브랜드로 처음으로 밀키트 제품을 선보였다.
동네 맛집에 특급호텔도 가세
프랜차이즈업체와 외식업계도 HMR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섰다. 놀부의 나주식곰탕, 본아이에프의 리조또, 연안식당 꼬막비빔밥, 광장시장 순희네빈대떡, 신정동 송주 불냉면, 맘스터치 삼계탕, 굽네치킨의 교자만두 등이 모두 HMR로 판매되고 있다.
놀부 관계자는 “익숙한 브랜드가 내놓는 HMR은 맛이 검증된 데다 소비자에게 친숙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호텔들도 인기 메뉴를 HMR로 내놓고 있다. 워커힐호텔의 명월관 갈비탕, 글래드호텔의 그리츠 양갈비, 신세계조선호텔 호경전 볶음밥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김보라/안재광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