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일본 교토애니메이션(이하 쿄애니) 방화 사건의 배후로 한국이 지목되고 있다.

19일 NHK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30분께 교토시 후마이구 모모야마정 소재 애니메이션 제작사 쿄애니 제1스튜디오 건물에서 한 남성이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후 달아났다.

이번 방화로 3층 짜리 쿄애니 스튜디오 건물이 전소됐고, 직원 33명이 숨졌다. 또한 화상 등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도 36명에 달했다. 일본 에서는 이번 방화 사건이 2001년 도쿄 신주쿠 상가 화재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방화범은 화재 현장 인근에서 긴급체포됐다. 방화범 역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현지 경찰은 체포 당시 갖고 있던 신분증을 근거로 "과거 사이타마시에 거주했던 41세 남성"이라며 "쿄애니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방화로 화재 발생한 일본 '교토 애니메이션' 건물/사진=연합뉴스
방화로 화재 발생한 일본 '교토 애니메이션' 건물/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일본 현지 극우 온라인 사이트에서 시작돼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몇몇 네티즌들은 최근 극심해진 한일 갈등을 거론하면서 "경찰 수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최근 한일 관계를 감안할 때 계획된 조직적 범행일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몇몇은 "'자이니치'(在日·재일한국인)가 이번 사건에 웃는다", "방화는 한국인의 습성이다", "방화는 한국인의 국기(國技)다"라며 혐한 정서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혐한 기류에 주의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다. 방화 사건과 한국의 연결고리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분란을 조장하는 건 옳지 않다는 것.
방화로 화재 발생한 일본 '교토 애니메이션' 건물/사진=연합뉴스
방화로 화재 발생한 일본 '교토 애니메이션' 건물/사진=연합뉴스
쿄애니는 1981년 설립된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다. '이누야사' 제작에 참여하며 덩치를 키웠고, 2003년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 '풀 메탈 패틱 후못후'를 선보였다. 이후 '케이온', '빙과', '프리',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경계의 저편', '울려라 유포니엄', '목소리의 형태' 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작품을 연달아 선보였다.

쿄애니 방화 사건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나오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SNS를 통해 "너무 처참해 말을 잃었다"면서 애도를 표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