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이호현 무역정책관이 일본 주장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 이호현 무역정책관이 일본 주장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일본에 수출규제 조치의 원상회복과 당국자간 협의를 요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이호현 무역정책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일본 측에서 사실과 다른 주장이 반복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깝다"면서 "분명한 사실관계에 기반한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말했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계속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

앞서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해 "수출규제 강화가 아닌 수출관리의 운용 재검토"라고 주장했다. 이 무역정책관은 "수출관리 운용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규제가 아니라는 일본 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로 일본의 소재 기업들이 한국으로 수출이 사실상 중단됐고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새로운 공급처를 찾아 나선 상태다. 이 상황이 앞으로 지속된다면 글로벌 공급망과 전세계 소비자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일본 측이 주장하는 단순한 수출관리 차원을 훌쩍 넘어선다는 주장이다.

수출통제 인력과 조직 규모 등을 들어 한국의 수출통제 관리실태가 미흡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한국 제도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한 오해라고 반박했다.

일본은 전략물자 통제 권한이 경제산업성에 귀속된다. 한국은 통제품목을 특성에 따라 산업부(산업용 전략물자), 원자력안전위원회(원자력 전용), 방위사업청(군용) 등으로 구분하고 기관의 전문성을 고려해 전략물자관리원·원자력통제기술원 등 전담기관이 허가·판정·집행 등에 관여한다.

일본 경산성의 수출통제 인력이 100여명인 것에 비해, 한국은 110명의 전담인력이 3개 부처와 2개 유관기관에 배치됐고 대북 반출입 물품에 대해서도 14명의 인력이 별도로 있는 만큼 규모가 작다고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또 "12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양국 과장급 협의에서 우리측은 분명히 이번 조치의 원상회복을 요구했다"면서 "이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리는 것으로, 철회보다 강력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일본 측이 지난 과장급 협의 이후 한국 측의 조치 철회 요청이 없다고 브리핑한 데 대한 반박이다. 정부는 "당시 조치 철회를 촉구하는 정부의 입장문을 전달했지만, 일본이 수형을 거부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논란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캐치올 규제'가 미비하다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서는 "12일 일본 측과 과장급 이메일 정보교환에 합의하고 우리측 설명자료를 송부했다"며 "더 이상 근거 없이 한국의 캐치올 제도를 폄훼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3년간 한일 수출통제당국간 협의가 없었다는 일본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는 15년 이상 화이트(백색)국가로 인정하던 한국을 비(非) 화이트국가로 격하시키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고 글로벌 공급망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며 "국장급 협의 요청에 대한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답변을 재차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 정책관은 "며칠 전 국장급 협의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일본 경산성 국장에게 보냈다"면서 "백색국가 배제 철회를 촉구하는 우리 정부 의견서도 조만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