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2025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약 1만7677원)로 높이는 법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과 달리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는 통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하원은 시간당 7.25달러인 연방 최저임금을 2025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내용의 ‘임금인상법’을 찬성 231표, 반대 199표로 가결했다. 민주당 의원 중 6명이 반대표를, 공화당 의원은 3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3월부터 임금인상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당내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최저임금 인상 기한을 5년에서 6년으로 늘리는 등 몇 가지 요건을 완화했다. 2012년 패스트푸드 체인점 직원들이 처음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시위에 나설 때만 해도 최저임금 15달러는 불가능한 꿈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시장, 주지사 등이 속속 최저임금 인상에 나서며 현재 29개 주와 워싱턴DC가 연방 최저임금인 7.25달러보다 높은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은 인위적인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을 축소하고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이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임금인상법이 경제를 침체시킬 것이며 우리는 그 법안을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당적 연방기관인 미 의회예산국(CBO)은 2025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할 경우 1700만 명이 직접적 임금 인상 혜택을 보는 반면 130만 명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지난 8일 전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