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블유' 임수정의 결말을 지켜보는 비혼자들의 시각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임수정의 눈물이 안방극장 시청자도 울렸다.

지난 18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 권영일, 제작 화앤담 픽쳐스, 이하 ‘검블유’) 14회에서는 서로를 사랑하지만 이별을 선택한 배타미(임수정)와 박모건(장기용), 입대까지 단 한 달만을 남겨두고 팬과 배우가 아닌 연인으로 발전한 차현(이다희)과 설지환(이재욱)의 로맨스가 펼쳐지며 안방극장에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했다. 송가경(전혜진)은 이혼 후 혹독한 홀로서기를 시작했지만, 결국 ‘바로’의 점유율이 ‘유니콘’을 앞지르면서 포털 전쟁은 더욱 짜릿해졌다.

먼저 같은 날 대표직에 변화가 생긴 유니콘과 바로. 자진사퇴를 철회하고 복귀한 브라이언(권해효)을 중심으로 탑 화면 개편을 시작한 바로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 TF팀이 추진했던 실시간 검색어 개편과 3일 동안 유저들에게 메인 화면 광고판을 빌려주는 참신한 이벤트가 대중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 ‘바로 개편’에 대한 화제성까지 휘어잡았다.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바로와 달리 유니콘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나인경(유서진)이 오진우(지승현)의 파파라치 사진을 터뜨렸고, 이는 가경과 유니콘, 그리고 KU그룹에까지 이미지 손상을 입혔다. 무엇보다 KU의 장회장(예수정)의 영향력은 만만치 않았다. “KU 등 돌리고 이 나라에서 사업이 되는지 느끼고 깨달아라”라고 경고했던 그녀가 유니콘에서 KU전자에 제안한 AI공동연구에 부정적인 의사를 보인 것.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고 이제 막 홀로서기를 시작한 가경에게 닥친 위기였다.

한편, 걸크러시 3인방의 로맨스도 쉴 틈 없이 진행됐다. 가정법원에 이혼 서류를 접수한 가경과 진우. “10년을 정리하는 말로 뭐가 좋을지 모르겠다”라면서 미안해하는 진우에게 가경은 “그동안 같이 불행해줘서 고마웠다”라는 말을 남겼다. 서로를 향한 이해와 배려가 가득한, 그래서 이혼을 하게 된 이들 부부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차현과 지환은 드디어 연애를 시작했다. 팬과 배우로 남고자 했지만, 자신의 진짜 마음을 들여다봤기 때문. 차현은 고백하기로 결심한 듯 “나 정말 지환 씨한테 팬이에요?”라고 물었고, 지환은 “화난 거 같아서 쫓아가고, 기쁜 일 있으면 연락하고, 고맙다고 선물 사고, 집까지 바래다주고. 누가 팬한테 이래요”라면서 진짜 속마음을 털어놨다. “입대까지 남은 시간이 한 달뿐이라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속상해하는 지환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차현은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하지만 타미와 모건의 뜨거웠던 연애는 종지부를 찍었다. 사랑하는 현재가 가장 중요하기에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타미를 이해하지 못했던 모건. 어린 시절, 친모가 자신을 포기했던 이유가 “같이 있는 것보단 더 나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통해 타미의 사랑 방식을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이해하면 헤어져야 되니까 이해하기 싫었다”라며, “놔주겠다”면서 진짜 이별을 고했다. 자신이 놓아주어야 타미가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모건의 배려였.

혼자 남은 모건을 뒤로하고 눈물을 참으며 차에 올라탄 타미.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소리 내어 울고 있는데, TF팀의 조셉(우지현)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바로가 드디어 점유율을 역전했습니다. 우리가 유니콘 앞질렀다고요.” 가장 슬픈 순간에 찾아온 최고의 소식에 타미는 결국 더 서러운 울음을 터뜨렸다.

극중 타미의 비혼주의와 결혼을 바라는 모건이 겪는 갈등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나도 비혼자라 임수정의 심정이 이해간다"면서 결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같이 사는 건 좋지만 결혼은 싫다"는 타미와 "같이 사는 것과 결혼이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모건의 대사는 현실 속 연인들의 애환을 담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이별의 위기에도 애써 담담하려 노력했던 타미의 눈물은 보는 이들에게 그가 억눌러왔던 슬픔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게 만들었다.

tvN ‘검블유’는 매주 수, 목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