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가 기존 한화첨단소재에서 한화자산운용으로 바뀐다. 금융당국이 한화그룹이 추진 중인 이 같은 금융계열사 구조개편 방안을 승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화증권 최대주주 변경작업이 마무리되면 한화생명을 축으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가 갖춰진다.

5개월 만에 최대주주 변경 ‘승인’ 가닥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7일 한화증권의 최대주주를 한화첨단소재에서 한화자산운용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다음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를 통과하면 최종 확정된다.

한화증권은 올 2월 26일 한화자산운용을 상대로 1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한화증권이 현재 발행주식 1억7724만 주의 24%에 달하는 4210여만 주를 새로 발행하면 이를 모두 한화운용이 가져가는 구조다.

증자가 완료되면 한화운용은 한화증권 지분 19.6%를 확보해 현 최대주주인 한화첨단소재(지분율 15.5%)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증자 후 한화첨단소재의 지분율은 15.5%에서 12.2%로 줄어든다.

유상증자는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통상 2개월 정도 걸리는 대주주 변경 승인작업이 5개월 가까이 지연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추가로 제출된 서류를 검토하느라 심사가 지연됐지만 (승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 중심으로 금융사 재편

증자가 마무리되면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한화 금융계열사 지배구조가 갖춰진다. 한화생명은 이미 한화운용을 비롯해 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사정, 한화금융에셋 등 금융계열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 재편에 크게 세 가지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번째는 복잡한 그룹 지배구조의 간결화다. 방위산업, 화학, 금융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한화그룹은 10대 그룹 중 지배구조가 가장 복잡한 편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주)한화를 정점으로 지배구조를 간결화하는 작업을 4~5년 전부터 지속해왔다.

두 번째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로의 승계 준비다. 김 상무는 한화생명에 적을 두고 핀테크 등의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화학·방산 등 제조계열사를, 김 상무가 보험·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한화증권의 경쟁력 제고가 꼽힌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한화증권은 자기자본이 9000억원 수준에서 1조원대로 늘어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