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수수료 전쟁은 이미 중국을 한 차례 휩쓸었다.

쏟아지는 간편결제…中·日은 '페이 전쟁'
중국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인터넷 송금기술을 기반으로 한 업체다. 결제망을 깔고 관리하는 밴(VAN)사가 필요 없다. 2010년 중국 정부가 비금융기관들의 지급서비스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 이에 맞춰 출범했다.

위챗·알리페이는 간편 서비스를 바탕으로 이용 고객을 6억 명 이상으로 확대했다.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등 중국의 5대 대형은행도 여기에 대응해 2016년 일제히 모바일 앱을 통한 계좌이체 수수료를 면제했다. 전자업체 샤오미와 화웨이는 각각 미페이, 화웨이 페이를 내놨다. 중국 유일의 신용카드 지급·결제사업자인 유니온페이도 간편 결제 서비스인 윈샨푸를 개발해 추격하고 있다.

현금 사용률이 전체 결제금액의 80%가 넘는 일본은 상대적으로 변화가 더뎠다. 은행들이 계좌이체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수수료를 계좌 잔액 유지, 급여이체 등의 조건에 따라 면제해주는 마케팅을 펼치긴 했지만 횟수에 제한을 뒀다.

일본 정부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소프트뱅크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페이페이와 네이버 자회사 라인의 라인페이가 대규모 캐시백 이벤트로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페이페이가 결제액의 20%를 돌려주는 마케팅을 벌이자 라인페이는 올초 개인당 최대 2000엔(약 2만1000원)을 돌려주면서 맞불을 놨다. 두 업체 모두 결제 수수료는 물론 가맹점 수수료를 2021년까지 받지 않기로 했다. 라인의 모기업인 한국 네이버는 마케팅비 마련을 위해 라인에 3000억원대 증자를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