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장면 촬영하다 포탄에 얼굴 맞을 뻔
'엑시트' '슬기로운 의사생활' 기대하세요
![잼엔터테인먼트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907/AA.20131702.1.jpg)
“활자로만 접했던 일을 드라마를 통해 직접 겪으면서 흥미롭고 재밌었고 의미 있었습니다. 저로 인해 역사가 왜곡되면 안 되니까 공부도 했죠. 의미 있는 작품의 일원으로 참가해 책임감도 남달랐어요.”
‘녹두꽃’은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던 민중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주인공은 녹두장군 전봉준이 아니라 허구의 인물들이다. 백이강은 이방 아버지와 노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얼자다. 이름 대신 ‘거시기’로 불리며 차별대우를 당해야 했다. 백성들의 재산을 수탈하는 데 앞장선 것도 ‘어르신’(아버지)에게 순종하기 위해서였다. 각성한 백이강은 자신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동학군이 되기로 결심한다. 조정석은 이런 백이강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역할에 몰입해서인지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백이강의 변화가 그대로 와 닿았죠. ‘거시기’에서 ‘백이강’으로 거듭나면서 책임감이 강해지는데, 저에게도 자연스럽게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함께 고생했던 동료의 죽음을 볼 때, 어머니에게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며 울 때, 전투에서 몇 차례 패배한 뒤 민중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연설하러 나설 때 백이강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왔죠.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울컥울컥하네요.”
![SBS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907/AA.20131671.1.jpg)
‘녹두꽃’은 고부 봉기, 황토현 전투, 황룡강 전투, 갑오개혁, 우금치 전투, 청일전쟁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민중의 시각에서 보여줬다. 이를 생생하게 재현해내기 위해 촬영 현장에선 그야말로 피가 터졌다.
“황룡강 전투 촬영 때 제 오른쪽에 심어놓은 포탄이 있었는데 그게 터지면서 파편이 날아와 크게 다칠 뻔했어요. 오른쪽 귀와 얼굴을 강하게 때렸죠. 보통 연기에 집중하면 다쳐도 아픈 줄 모를 때가 많은데 그땐 정말 아팠어요. 하하하.”
격동의 시대 속에서 백이강과 이복동생 백이현(윤시윤 분)은 자꾸만 엇갈렸다. 개화를 통해 찬란한 발전을 꿈꿨던 엘리트 백이현은 현실의 벽에 좌절했고, 스스로 ‘오니’(일본어로 도깨비)의 삶을 택해 일본의 앞잡이가 됐다. 마지막엔 극단적 선택으로 죽음을 맞는다. 조정석은 “시윤의 대본을 보면 빼곡하다”며 그의 준비성과 열정을 치켜세웠다. 그는 “이현이 죽는 건 처음부터 정해진 결말이었던 터라 그 사실을 알고도 백이현을 연기하는 시윤은 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겪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정석의 얼굴은 오는 31일부터 극장가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그가 주연한 영화 ‘엑시트’가 이날 개봉한다. 그는 또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의 신작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가제)로도 시청자를 찾아갈 계획이다.
김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ell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