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英 유조선, 무해통항 위반…어선 충돌 뒤 '뺑소니'"
이란 정부가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 호가 '무해통항'(innocent passage·無害通航)을 위반한 혐의로 19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억류했다고 국영 IRNA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무해통항은 외국 선박이 다른 나라의 안전, 평화, 이익 등을 해하지 않는 한 그 나라의 영해를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무조건 다른 나라의 영해를 통과할 수는 없어 해당 국가의 법적 제한을 지켜야 하고 조난 등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정박할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이 배는 선박의 위치가 자동 송신되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로 걸프 해역으로 진입하는 도중 호르무즈 해협의 입구가 아닌 출구 해로로 거꾸로 항해했다.

이란 해사당국은 이 '역주행'이 사고 위험이 있다면서 수차례 경고했으나 이를 무시했다고 관련 소식통이 이 매체에 밝혔다.

게다가 어선과 충돌한 뒤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뺑소니'를 하려 했다고 IRNA통신은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이란 호로모즈간 주(州) 해사당국은 19일 AIS를 끈 스테나 임페로 호가 이란 어선과 충돌한 뒤 이 어선의 조난 신호에 응답하지 않고 항행을 계속하려 한 사실을 인지하고 혁명수비대에 통보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순찰하던 혁명수비대 무장 쾌속정이 이를 통보받고 이 배에 접근해 해사 당국의 조사를 위해 이란 해안으로 유도했다.

마린트래픽스는 이 배가 19일 낮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을 출발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걸프 해역의 안쪽 사우디아라비아 알주바일 항구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관련 소식통은 또 IRNA통신에 "스테나 인페로 호는 과거에도 수차례 무해통항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라며 "기름 찌꺼기를 페르시아만(걸프 해역)으로 버려 오염시키기도 했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