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응 예산 1200억→8000억→2700억…추경 통과 핵심변수로 떠오른 '깜깜이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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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고무줄 추경' 논란
추경 논의 전망도 '깜깜'
추경 논의 전망도 '깜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예산 편성이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편성 규모가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1200억원에서 8000억원까지 늘어났다 다시 줄어드는 등 ‘고무줄 산정’ 논란에 사업내역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깜깜이’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임시국회 종료 후 당장 22일부터 재개되는 추경 심사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왔다갔다하는 추경 증액 규모
21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일본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총 2730억원 규모의 추경 증액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기업벤처부 등 관련 부처에서 긴급 소요 예산을 취합해 기재부가 정리한 액수다.
자유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각 상임위원회와 예결위 소위원회에서 증액된 관련 예산을 합쳐보니 8000억원 가까이 됐는데, 우리 당이 심의를 위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니 기재부가 2700억원대까진 줄여볼 수 있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증액분엔 핵심 부품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원과 장비 상용화 등을 위한 예산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증액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도 정확한 액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200억원 수준을 언급했고,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선 이 금액이 3000억원까지 늘었다. 국회 상임위와 예결위 소위 심사를 거치면서는 8000억원가량까지 불면서 명확한 근거나 기준이 없는 ‘고무줄 증액’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추경에 넣어야 할 항목별 예산을 공개적으로 정리하기보단 예결위원들의 협의와 정부의 후방 지원을 통해 증액 규모가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규모나 시급성을 볼 때 정부가 추경안을 수정해 다시 제출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여야 예결위원들이 충분한 심의를 거쳐 적정 사업 규모를 지원해주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상임위 심사에서 ‘주먹구구식 증액’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일었다. 기재부는 2730억원 규모로 필요 예산을 교통정리하면서도 최종 증액 규모는 국회에서 협의해 정해달라며 또다시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여당이) 일본 통상보복 대응 추경의 경우 액수와 항목도 확정하지 않은 채 ‘그저 통과시키라’는 식”이라며 “추경액도 12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갔다가 5000억원, 8000억원 등으로 종잡을 수 없이 왔다 갔다 한다”고 지적했다.
野 “증액 세부내역 밝혀라”
국회 예결위는 22일 회의를 열고 일본 보복 대응과 관련한 증액안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당 소속 예결위원들은 정부가 밝힌 증액 필요분 2730억원에 대한 세부 항목과 필요성, 시급성 등의 자료를 받기 전까진 실질적인 심사가 어렵다고 주장해 난항이 예상된다. 기재부가 2730억원이라는 총액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근거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는 게 한국당의 문제 제기다. 한국당 소속인 김재원 예결위원장은 “정부가 공식적인 설명 자료도 없이 위원장에게조차 (자료를) 잠깐 읽어보고 돌려달라는 식인데 (정부가) 정상적인 예산 심사를 거치려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여당 의원들을 통해 예산을 대충 올려서 쓰겠다는 생각 같은데 국회 예산 심사권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예결위원들은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목적예비비 3000억원까지 더 확보하려 하고 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예비비 용도에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추가해 목적예비비를 1조8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증액하자는 의견을 냈다.
추경안이 22일 예결위에서 논의되더라도 이를 통과시킬 국회 본회의가 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야 지도부가 추경안 처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연계 요구를 두고 양보 없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이 추경을 처리하겠다고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추경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정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결국 또 들고나온 것이 추경 탓과 야당 탓”이라고 맞받았다.
고은이/김소현 기자 koko@hankyung.com
왔다갔다하는 추경 증액 규모
21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일본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총 2730억원 규모의 추경 증액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기업벤처부 등 관련 부처에서 긴급 소요 예산을 취합해 기재부가 정리한 액수다.
자유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각 상임위원회와 예결위 소위원회에서 증액된 관련 예산을 합쳐보니 8000억원 가까이 됐는데, 우리 당이 심의를 위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니 기재부가 2700억원대까진 줄여볼 수 있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증액분엔 핵심 부품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원과 장비 상용화 등을 위한 예산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증액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도 정확한 액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200억원 수준을 언급했고,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선 이 금액이 3000억원까지 늘었다. 국회 상임위와 예결위 소위 심사를 거치면서는 8000억원가량까지 불면서 명확한 근거나 기준이 없는 ‘고무줄 증액’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추경에 넣어야 할 항목별 예산을 공개적으로 정리하기보단 예결위원들의 협의와 정부의 후방 지원을 통해 증액 규모가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규모나 시급성을 볼 때 정부가 추경안을 수정해 다시 제출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여야 예결위원들이 충분한 심의를 거쳐 적정 사업 규모를 지원해주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상임위 심사에서 ‘주먹구구식 증액’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일었다. 기재부는 2730억원 규모로 필요 예산을 교통정리하면서도 최종 증액 규모는 국회에서 협의해 정해달라며 또다시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여당이) 일본 통상보복 대응 추경의 경우 액수와 항목도 확정하지 않은 채 ‘그저 통과시키라’는 식”이라며 “추경액도 12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갔다가 5000억원, 8000억원 등으로 종잡을 수 없이 왔다 갔다 한다”고 지적했다.
野 “증액 세부내역 밝혀라”
국회 예결위는 22일 회의를 열고 일본 보복 대응과 관련한 증액안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당 소속 예결위원들은 정부가 밝힌 증액 필요분 2730억원에 대한 세부 항목과 필요성, 시급성 등의 자료를 받기 전까진 실질적인 심사가 어렵다고 주장해 난항이 예상된다. 기재부가 2730억원이라는 총액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근거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는 게 한국당의 문제 제기다. 한국당 소속인 김재원 예결위원장은 “정부가 공식적인 설명 자료도 없이 위원장에게조차 (자료를) 잠깐 읽어보고 돌려달라는 식인데 (정부가) 정상적인 예산 심사를 거치려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여당 의원들을 통해 예산을 대충 올려서 쓰겠다는 생각 같은데 국회 예산 심사권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예결위원들은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목적예비비 3000억원까지 더 확보하려 하고 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예비비 용도에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추가해 목적예비비를 1조8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증액하자는 의견을 냈다.
추경안이 22일 예결위에서 논의되더라도 이를 통과시킬 국회 본회의가 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야 지도부가 추경안 처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연계 요구를 두고 양보 없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이 추경을 처리하겠다고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추경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정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결국 또 들고나온 것이 추경 탓과 야당 탓”이라고 맞받았다.
고은이/김소현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