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수압 - 윤병무(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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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머리를 헹구는데
수압이 낮아졌다
당신이 돌아온 것이다
돌아온 당신이 손을 씻는 것이다
기쁜 상상은 그만두자
당장 눈이 매우니
시집 《당신은 나의 옛날을 살고 나는 당신의 훗날을 살고》(문학과지성사) 中
머리를 감다가, 사과를 씻다가…. 갑자기 수압이 낮아지는 데엔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일시적으로 수도 사용량이 급증해서일 수도, 노후화된 배관 문제일 수도 있겠지요. 이 시의 화자는 수압이 낮아진 것으로 당신의 기척을 느낍니다. 정말 기다리던 누군가 돌아와 다른 방 화장실에서 물을 튼 것일까요? 얼른 거품을 씻어내고 눈을 떠보고 싶기도, 영영 그러고 싶지 않기도 한 시입니다. 슬프고도 재밌는 상상입니다.
주민현 < 시인(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
수압이 낮아졌다
당신이 돌아온 것이다
돌아온 당신이 손을 씻는 것이다
기쁜 상상은 그만두자
당장 눈이 매우니
시집 《당신은 나의 옛날을 살고 나는 당신의 훗날을 살고》(문학과지성사) 中
머리를 감다가, 사과를 씻다가…. 갑자기 수압이 낮아지는 데엔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일시적으로 수도 사용량이 급증해서일 수도, 노후화된 배관 문제일 수도 있겠지요. 이 시의 화자는 수압이 낮아진 것으로 당신의 기척을 느낍니다. 정말 기다리던 누군가 돌아와 다른 방 화장실에서 물을 튼 것일까요? 얼른 거품을 씻어내고 눈을 떠보고 싶기도, 영영 그러고 싶지 않기도 한 시입니다. 슬프고도 재밌는 상상입니다.
주민현 < 시인(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