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무게 등 다시 피팅
2·3라운드서 8언더파 몰아쳐
첫해인 지난해 대회에선 기준 수치에 미달한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 테스트에선 유독 쇼플리가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대회장 주변에 소문이 쫙 퍼졌다. 쇼플리가 화가 난 건 통과하지 못했다는 ‘창피함’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주변 선수들이 농담이지만 ‘사기꾼’이라고 한다. 테스트를 주관한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프라이버시를 지켜주지 않았다. 게다가 30명만 찍어서 테스트하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며 불만을 강하게 제기했다. 양산 제품을 쓰는 게 문제가 됐다면 다른 선수들이 쓰는 제품 중에도 기준에 미달하는 장비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말은 협회로부터 반향을 얻지 못했다.
그는 별수 없이 대회 시작 전 새 드라이버를 구하느라 부산을 떨어야 했다. 가까스로 구한 새 헤드로 치른 첫날 대회 성적은 3오버파. 열네 번의 티샷 중 여섯 번만 페어웨이에 올렸을 뿐이다. “드라이버가 엉망이었다”며 실망한 쇼플리는 부랴부랴 무게를 조금 분산시킨 헤드를 끼워 다시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대성공. 피팅한 드라이버를 들고나간 2라운드에서 그는 데일리 베스트인 6언더파를 쳤다. 3라운드에서도 2타를 추가로 덜어냈다. 기분이 한결 좋아진 그는 이렇게 말했다.
“(테스트 결과는) 다 묻어두기로 했다. 오늘 내 드라이버가 보여준 퍼포먼스에 기쁘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박상현(36)이 디오픈챔피언십 3라운드까지 공동 19위(4언더파)로 선전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기록한 역대 최고 성적은 2007년 최경주(49)가 달성한 공동 8위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