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 세번째)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뒤쪽에는 혁신위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 세번째)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뒤쪽에는 혁신위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 측과 당 혁신위원들이 크게 부딪혔다. 고성과 막말이 오갔고, 단식투쟁을 벌이던 권성주 혁신위원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젊은 혁신위원들에 미안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송되는 권성주 혁신위원  /연합뉴스
이송되는 권성주 혁신위원 /연합뉴스
이날 최고위가 끝난 뒤 손 대표가 회의장 밖으로 나오려 하자 혁신위원들은 “혁신위 안건을 다루라”며 입구를 막아섰다. 이기인 혁신위원은 “저희 청년들은 들러리가 아니다”라고 했고 권 위원은 “대표가 임명한 위원장이 도망갔다. 부끄럽지도 않나. 가려면 나를 치고 가라”며 손 대표를 막았다. 지난 12일 주대환 혁신위원장 사퇴 발표 후 남은 혁신위원들은 지도부 재신임 절차를 포함한 혁신위 안건을 최고위에 상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오 원내대표도 “대화라도 하라. 위원장을 새로 선임하던지”라고 거들었다. 손 대표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듣기만 했다.
바른미래당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가운데) 등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는 손학규 대표(오른쪽)를 막아서며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왼쪽은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가운데) 등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는 손학규 대표(오른쪽)를 막아서며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왼쪽은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뉴스
대치가 길어지자 손 대표 측근인 임재훈 사무총장은 “그만하라. 길을 막지 말라”며 비킬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혁신위원들은 항의를 이어갔고 손 대표 측이 이를 밀고 밖으로 나오려는 과정에서 권 위원이 쓰러졌다. 혁신위 정상화를 요구하며 11일째 단식을 이어왔던 권 위원은 쓰러진 뒤 일어서지 못해 119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오 원내대표는 “젊은 혁신위원들에게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그는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의 사당이 아니다"라며 "당이 지금 같은 상황에서 계속 갈 수는 없다.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손팻말 사이로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연합뉴스
손팻말 사이로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연합뉴스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도 당권파와 퇴진파가 정면 충돌했다. 임 사무총장은 회의 30분 전 기자회견을 열고 퇴진파인 이혜훈 의원이 한 혁신위원에게 손 대표의 퇴진을 건의하라고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후 열린 회의에서 “임 사무총장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퇴진파를 압박했다. 이에 오 원내대표는 손으로 책상을 내려치며 “혁신위원장은 나도 만났다”고 외쳤고, 이기인 혁신위원은 임 사무총장에게 삿대질하며 “말씀에 책임지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후 회의 참석자들이 동시에 말싸움을 벌이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