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반기결산] 하나금융② 은행 이익만 87%…"비은행쪽 시급하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은행 의존도 높다 '지적'
1분기 기준 은행 순익이 그룹 전체 86.3%
하나금투 IB 확대 잰걸음·하나캐피탈 완전자회사化
"비은행 부문 강화에 총력"
1분기 기준 은행 순익이 그룹 전체 86.3%
하나금투 IB 확대 잰걸음·하나캐피탈 완전자회사化
"비은행 부문 강화에 총력"
[편집자주]4대 금융지주가 소란스럽다. 포화되고 있는 국내 은행업을 벗어나 추가 성장을 위한 동력 마련에 분주하다. 2019년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들이 제시하는 미래의 모습을 조망해 봤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건강하지 못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양한 포트폴리오(투자자산군)를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다. 하나금융의 수익은 대부분 은행에서 나온다. 그룹이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등 비은행 자회사들의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2분기(4~6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늘어난 654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매출액은 16%가량 줄어든 2조1257억원, 영업이익도 4.71% 감소한 8723억원으로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하겠지만 원화대출성장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지난해보다 3.5% 늘어나 1조45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비이자이익도 같은 기간 5.4% 증가하겠지만 수수료이익 상승에 따른 것이 아닌 금리하락으로 채권평가이익이 늘어난 영향 탓"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지주보다 은행 의존도가 높다. 은행이 흔들리면 지주에 직격탄이 날아든다.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하나금융의 은행부문의 순익은 4799억원으로 그룹 전체 순익의 86.3%를 차지한다. 2018년을 포함한 이전에는 은행 순익 비중이 90%를 넘었다. 신한금융 65.4%, KB금융 67.7% 등 경쟁사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국내 시중은행 계열 금융지주회사로 은행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사업안정성이 뛰어나다"면서도 "하나은행에 대한 자산과 이익 의존도가 업계 평균보다 높다는 점은 우려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4대 취약업종으로 지목되는 조선 해운 건설 자동차 업종에 대한 은행의 여신 비중이 높은 점도 부담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4대 취약업종 여신 비중은 올해 3월 말 기준 5.2%로 시중은행 평균 4.4%를 웃도는 수준이다. 분명히 경기 하강국면에선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하방압력을 줄 수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융지주가 은행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는 그간 인수합병 등을 통한 비은행 규모를 확대할 만한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이유로 항상 은행의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나아가 이익구조를 가다듬기 위해 비은행 자회사들의 역량 강화에 애쓰고 있다.
가장 먼저 하나금융투자가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자본시장의 수익구조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매매 수수료(브로커리지)보다 시장 등락에 따른 영향이 낮은 투자은행(IB) 부문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투는 지난해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겨 최근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됐다. 종투사 지정으로 하나금투는 기업 신용공여, 헤지펀드 관련 업무인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은행과 증권의 IB부문 시너지 향상을 위해 '겸임'이라는 카드를 쓰고 있다. 박지환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이 하나은행 기업영업그룹장을, 박의수 자본시장본부장은 하나은행 기업사업본부장을 함께 맡고 있다.
하나금투의 1분기 IB 부문 순이익은 556억원으로 전사 이익의 48.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5억원 대비 55.9% 늘어난 수준이다. 채권, 외환, 상품 등 FICC 업무 등이 포함된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도 순이익 비중이 46.3%에 달한다.
하나캐피탈이 하나금융그룹의 완전한 가족이 된 것도 비은행 자회사 강화 행보의 일환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보유한 하나캐피탈 지분을 인수해 완전자회사화에 성공했다. 그해 2018년 순익은 1204억원으로 직전연도 903억원 25% 늘었다.
자산건전성도 좋아지고 있다. 연체채권비율은 2014년 2.65%. 2015년 2.15%, 2016년 1.78%, 2017년 1.31%, 2018년 1.47% 등으로 하향 안정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에 의존하는 수익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 자회사들의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하나금투, 하나생명의 증자, 하나캐피탈 완전자회사화 등은 자회사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 등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금융지주가 비은행 강화 행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자회사들의 시장 지위가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정삼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아직까지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자회사들은 영업력 확대를 위해 자본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타 금융그룹 대비 보험부문의 시장지위가 낮다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비은행 자회사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 추가적인 인수여력도 높지 않다"며 "공격적인 자회사 투자 확대보다는 기존 자회사의 효율성 개선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건강하지 못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양한 포트폴리오(투자자산군)를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다. 하나금융의 수익은 대부분 은행에서 나온다. 그룹이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등 비은행 자회사들의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2분기(4~6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늘어난 654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매출액은 16%가량 줄어든 2조1257억원, 영업이익도 4.71% 감소한 8723억원으로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하겠지만 원화대출성장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지난해보다 3.5% 늘어나 1조45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비이자이익도 같은 기간 5.4% 증가하겠지만 수수료이익 상승에 따른 것이 아닌 금리하락으로 채권평가이익이 늘어난 영향 탓"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지주보다 은행 의존도가 높다. 은행이 흔들리면 지주에 직격탄이 날아든다.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하나금융의 은행부문의 순익은 4799억원으로 그룹 전체 순익의 86.3%를 차지한다. 2018년을 포함한 이전에는 은행 순익 비중이 90%를 넘었다. 신한금융 65.4%, KB금융 67.7% 등 경쟁사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국내 시중은행 계열 금융지주회사로 은행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사업안정성이 뛰어나다"면서도 "하나은행에 대한 자산과 이익 의존도가 업계 평균보다 높다는 점은 우려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4대 취약업종으로 지목되는 조선 해운 건설 자동차 업종에 대한 은행의 여신 비중이 높은 점도 부담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4대 취약업종 여신 비중은 올해 3월 말 기준 5.2%로 시중은행 평균 4.4%를 웃도는 수준이다. 분명히 경기 하강국면에선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하방압력을 줄 수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융지주가 은행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는 그간 인수합병 등을 통한 비은행 규모를 확대할 만한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이유로 항상 은행의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나아가 이익구조를 가다듬기 위해 비은행 자회사들의 역량 강화에 애쓰고 있다.
가장 먼저 하나금융투자가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자본시장의 수익구조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매매 수수료(브로커리지)보다 시장 등락에 따른 영향이 낮은 투자은행(IB) 부문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투는 지난해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겨 최근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됐다. 종투사 지정으로 하나금투는 기업 신용공여, 헤지펀드 관련 업무인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은행과 증권의 IB부문 시너지 향상을 위해 '겸임'이라는 카드를 쓰고 있다. 박지환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이 하나은행 기업영업그룹장을, 박의수 자본시장본부장은 하나은행 기업사업본부장을 함께 맡고 있다.
하나금투의 1분기 IB 부문 순이익은 556억원으로 전사 이익의 48.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5억원 대비 55.9% 늘어난 수준이다. 채권, 외환, 상품 등 FICC 업무 등이 포함된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도 순이익 비중이 46.3%에 달한다.
하나캐피탈이 하나금융그룹의 완전한 가족이 된 것도 비은행 자회사 강화 행보의 일환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보유한 하나캐피탈 지분을 인수해 완전자회사화에 성공했다. 그해 2018년 순익은 1204억원으로 직전연도 903억원 25% 늘었다.
자산건전성도 좋아지고 있다. 연체채권비율은 2014년 2.65%. 2015년 2.15%, 2016년 1.78%, 2017년 1.31%, 2018년 1.47% 등으로 하향 안정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에 의존하는 수익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 자회사들의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하나금투, 하나생명의 증자, 하나캐피탈 완전자회사화 등은 자회사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 등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금융지주가 비은행 강화 행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자회사들의 시장 지위가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정삼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아직까지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자회사들은 영업력 확대를 위해 자본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타 금융그룹 대비 보험부문의 시장지위가 낮다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비은행 자회사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 추가적인 인수여력도 높지 않다"며 "공격적인 자회사 투자 확대보다는 기존 자회사의 효율성 개선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