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한국야쿠르트 '잇츠온'
밀키트 시장 개척한 브랜드
잇츠온은 한국야쿠르트가 보유한 전국 규모의 ‘신선 냉장 배송 시스템’을 가장 잘 활용한 브랜드다. 1만여 명의 ‘야쿠르트 아줌마’가 몰고 다니는 냉장 배송 전동카트 ‘코코’가 그 시스템이다. 2014년 한국야쿠르트는 냉장 시스템으로 1단계 커피와 치즈 등 유제품을, 2단계로 신선식품을 배송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코코 보급과 함께 신갈통합물류센터를 신축해 자체 신선물류 체계도 완성했다.
한국야쿠르트가 밀키트를 내놨을 때 소비자들은 낯설어했다. 다른 식품회사는 공장에서 제조한 상온 유통 HMR이나 냉장·냉동 완제품을 만들 때였다. 한국야쿠르트는 “요리를 하고 싶은 욕구와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질 것”이라며 사업을 추진했다. 잇츠온의 이름에는 ‘따뜻한 요리(溫)가 집까지 바로 온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잇츠온 매출은 2017년 90억원에서 지난해 180억원으로 늘었다. 밀키트 매출 비중은 약 35%다.
제품은 프레시지 등 국내 밀키트 전문 제조회사와 협업해 만든다. 한국야쿠르트가 트렌드를 파악해 기획하고, 제조는 전문 기업에 맡긴 게 강점이 됐다. 전국의 유명 셰프를 기획팀이 발굴하며, 김민지 김현 이승아 최수빈 정지선 남성렬 등 셰프들이 잇츠온과 손잡았다. ‘치킨라따뚜이키트’ ‘서울식 소불고기전골키트’ ‘초계국수키트’ ‘누룽지마라두부’ ‘쟌슨빌 사골부대찌개’ 등이 이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셰프의 밀키트는 전체 밀키트 매출에서 30%를 차지한다.
그날 주문받은 즉시 제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새벽부터 저녁까지 앱(응용프로그램)으로 배송 시간대를 설정할 수 있는 것도 혁신이었다. 일반 택배 물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 개를 주문해도 배송료가 무료다. 잇츠온은 세계 각지 유명 요리를 밀키트로 만들고 셰프와의 협업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문 앞까지 바로 전달할 수 있는 배송의 강점을 살려 ‘1인가구용 밀키트’도 개발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