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두고…위워크 창업자 7억弗 챙겨
글로벌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WeWork)의 애덤 노이만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회사 지분 매각 등으로 최소 7억달러(약 8230억원)를 현금화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회사 최대주주인 노이만 CEO가 보유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해 시장의 신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이만 CEO는 최근 주식 매각과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등으로 7억달러 이상을 확보했다. WSJ는 “IPO를 앞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자가 대규모 현금화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며 “투자자들은 창업자가 회사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이만 CEO는 확보한 자본으로 부동산과 다른 스타트업 등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을 운용할 가족 회사를 이미 설립했으며 금융 전문가 등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미국 뉴욕에서 창업한 위워크는 세계 27개국 100여 개 도시에 430여 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연말 또는 내년 초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기업 가치는 470억달러(약 55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이 같은 기업 가치가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위워크는 지난해 매출 18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19억달러에 달했다. 위워크의 최대 투자자로 알려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는 주주들 반대에 부딪혀 지난해 말 160억달러 규모의 후속 투자 계획을 20억달러로 줄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노이만 CEO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놨다. 일반적으로 IPO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회사 창업자와 임원 등이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IPO를 앞둔 스타트업 창업자의 지분 매각은 과거에도 있었다. 단문 메신저 스냅챗 창업자인 에번 스피걸과 업무용 메신저 슬랙 창업자인 스튜어트 버터필드도 IPO 전에 주식 매각 등으로 각각 2800만달러와 320만달러를 현금화했다. 하지만 규모는 노이만 CEO에 비해 매우 작은 수준이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