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협력한 간첩 17명을 적발해 이들 중 일부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란 정보부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에 적발한 이들은 이란의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 CIA로 유출하는 일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사형 확정시 교수형이 집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정보부에 따르면 이들은 핵시설을 비롯해 군사시설, 경제·인프라 시설 등 주요 부문에 침투해 기밀을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보부는 “구속 중인 간첩들은 CIA가 미국으로 이주시키고 일자리를 주겠다고 하는 등 각종 혜택을 약속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CIA는 외국에서 열린 전시회, 국제회의에 참석한 이란인에게 접근하거나 이란에 유령회사를 세워 정보원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이메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접촉하는 방법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보부는 이날 미국 CNN 등 각국 언론사에 ‘간첩들의 운명’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송해 간첩 구금 사실을 알렸다. 이 문서에서 “간첩 행위를 한 이들 중 고의로 이란을 배반하고, 자신이 끼친 위해를 벌충하는 것도 거부한 이들은 사법당국의 손에 맡겨졌다”며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고 반성을 표한 이들은 미국을 상대로 정보활동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보부는 적발한 17명의 간첩 신원뿐 아니라 이들과 접선한 것으로 알려진 CIA 요원 4명의 얼굴도 공개했다. 미국은 이란 측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은 오랜 기간 거짓말을 해왔다”며 이란 정보부의 이번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