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강의비 지원에 합숙 교육…한달간 공부만 하기도
새 회계기준 도입 앞두고…계리사 직원 키우는 보험사들
보험사들이 계리사,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등 전문자격 시험을 준비하는 임직원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2020년 새 회계제도(IFRS17) 앞두고 수요가 급증하는 계리사 인력을 확보하고, 직원들로서는 자격증 취득으로 경력을 관리하는 '윈윈' 방식이다.

특히 한화생명은 계리사를 준비하는 직원들에게 한달간 업무는 하지 않고 시험 준비만 하도록 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직원 18명은 한여름을 경기도 용인에 있는 연수원 '한화생명 라이프 파크'에 틀어박혀 지내고 있다.

주로 입사 1∼4년차로 구성된 이들은 계리사 1차 합격자 혹은 준계리사 자격 보유자들이다.

지난달 8일부터 내달 2일까지 연수원에서 지내며 3일 치러지는 계리사 2차 시험을 준비한다.

회사는 평소 맡은 업무에서 완전히 빼주고, 매주 진행되는 모의시험 응시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한화생명은 작년에도 25명이 한달간 연수원에서 숙식하며 공부해 11명이 합격, 44%의 합격률을 보였다.

최종 합격자 124명 중 9%를 차지한다.

계리사 시험의 평균 합격률은 6∼7%에 불과하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시험 대비반을 가동해 보험연수원이 주관하는 이론 과정을 이수했다"며 "전폭적인 지원으로 직무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임직원에게 성장 기회를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계리사는 보험사에서 회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다.

보험 상품 개발과 보험료 산출,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책임준비금 산정 등을 맡는다.

IFRS17이 도입돼 재무제표가 바뀌면 이를 토대로 보험금 지급 여력을 새로 산정하고 상품을 출시해야 하므로 계리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새 회계기준 도입 앞두고…계리사 직원 키우는 보험사들
이에 다른 보험사들도 계리사 등 시험 비용을 대주고 합격자에겐 인사 가점 등을 주는 방식으로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계리사뿐만 아니라 CFP 등 업무와 관련된 자격증 36종 취득에 드는 시험 응시료와 교재비를 지원한다.

합격자에게는 인사 가점과 자격 수당을 준다.

계리사, 손해사정사 등을 준비하는 직원에게 1∼3주간 자율학습과 모의고사를 지원하는 '스쿨링' 제도를 시행하고, 해외 계리사와 CFA 등을 준비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삼성금융연수원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롯데손해보험도 '보험아카데미'를 통해 외부 온라인 강의와 집합 강의(문제풀이), 매월 과제, 실전 모의고사, 최종 정리특강, 2주 합숙교육 등을 세트로 제공하고 있다.

자격 취득에 필요한 교육비와 시험응시료는 전액 실비 지원한다.

이렇게 2016년부터 최근까지 보험아카데미에서 합숙한 인원 79명 중 24명이 합격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 앞두고 계리사는 품귀 현상을 겪을 정도로 보험사마다 인력 확보는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며 "직원 개인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으로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