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바다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많아져…분해 미생물 개발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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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硏 리포트
이대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바다 쓰레기의 80%가 플라스틱
완전히 분해되려면 1000년 걸려
이대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바다 쓰레기의 80%가 플라스틱
완전히 분해되려면 1000년 걸려
우리는 플라스틱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인간이 쓰고 버린 800만t 이상의 플라스틱이 매년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바다 쓰레기의 80% 이상이 플라스틱이며 이미 오염된 바다의 생태계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최소 8조6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2050년이 되면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지고 99%의 바닷새가 플라스틱을 먹이로 삼킬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과학의 힘을 빌려야 할 때다.
합성생물학이 열쇠
자연은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새로운 물질을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여왔다. 플라스틱은 불과 150년 전에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물질이다. 150년은 자연이 플라스틱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어쩌면 플라스틱이 완전히 분해되는 1000년이 지나면 자연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인류가 플라스틱 때문에 생존하지 못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바이오 기술로 합성생물학을 꼽을 수 있다. 합성생물학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학적 물질과 시스템을 설계 및 합성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생명체를 재설계 및 합성하는 연구 분야다. 유전자 정보와 분자생물학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유전자 합성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인공미생물을 설계하고 합성하는 데 드는 비용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합성생물학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인공미생물을 만들 수는 없을까.
미생물로 플라스틱 분해
과학자들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이용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페트(PET)를 분해하는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효소 연구가 있다. 2016년 일본 연구진은 페트를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미생물과 그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페트 분해효소를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이 연구진이 발견한 페트 분해효소는 기존에 페트 분해를 위해 연구하던 다른 효소들에 비해 훨씬 페트를 잘 분해했다. 이 연구를 시작으로 페트를 포함해 다른 종류의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와 미생물을 찾고자 하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국 연구진은 돌연변이를 통해 페트 분해 활성이 증가한 효소를 보고했으며 김경진 경북대 교수팀은 활성 증가뿐만 아니라 고온에서도 잘 작동하는 변이 효소를 개발했다. 플라스틱을 고효율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나 미생물을 발굴하고 그들의 성능을 개선하는 연구는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의 유전자와 단백질의 기능이 확인된다면 이런 정보들은 합성생물학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인공미생물 설계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나 미생물은 극히 일부만 밝혀져 있다. 폴리에틸렌도 미생물을 이용해 분해하려는 연구가 2010년 이후 진행되기 시작했다. 2014년 중국의 연구진은 벌집의 밀랍을 먹는 벌레인 왁스웜의 장내 미생물이 폴리에틸렌을 분해한다고 보고했다. 2017년에는 영국과 스페인 연구진이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가 폴리에틸렌을 빠른 속도로 분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실제 이 애벌레는 12시간 이내에 92㎎의 폴리에틸렌을 분해했다.
폴리스티렌(PS)은 우리에게 스티로폼으로 잘 알려진 플라스틱이다. 최근 한국 해양쓰레기의 60%가 스티로폼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따라서 한국은 무엇보다 폴리스티렌을 분해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절실하다. 1999년부터 여러 미생물을 통해 폴리스티렌의 분해가 보고돼왔다. 2015년 미국 스탠퍼드대와 중국 칭화대 공동 연구진은 밀웜의 장내 미생물이 스티로폼을 빠르게 먹어 치운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의 연구는 아직 어떤 효소에 의해 플라스틱이 분해되는지, 분해된 플라스틱은 어떻게 미생물에 의해 이용되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파운드리 설립 필요
자연의 진화보다 과학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엄청난 양의 DNA를 원하는 대로 설계하고 합성해 새로운 기능을 갖는 미생물을 개발할 수 있는 바이오파운드리가 세계 곳곳에서 설립돼 합성생물학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다. 불행히도 아직 한국은 바이오파운드리가 구축돼 있지 않아 합성생물학의 핵심인 DNA 설계와 합성 분야에서 선두 국가와 거리가 있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다양한 효소와 미생물의 특징이 유전자, 단백질, 대사 수준에서 더 자세히 확인되고, 이런 정보들이 바이오파운드리를 통해 자연 진화를 통해 얻을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플라스틱 분해 인공미생물을 개발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합성생물학이 열쇠
자연은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새로운 물질을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여왔다. 플라스틱은 불과 150년 전에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물질이다. 150년은 자연이 플라스틱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어쩌면 플라스틱이 완전히 분해되는 1000년이 지나면 자연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인류가 플라스틱 때문에 생존하지 못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바이오 기술로 합성생물학을 꼽을 수 있다. 합성생물학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학적 물질과 시스템을 설계 및 합성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생명체를 재설계 및 합성하는 연구 분야다. 유전자 정보와 분자생물학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유전자 합성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인공미생물을 설계하고 합성하는 데 드는 비용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합성생물학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인공미생물을 만들 수는 없을까.
미생물로 플라스틱 분해
과학자들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이용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페트(PET)를 분해하는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효소 연구가 있다. 2016년 일본 연구진은 페트를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미생물과 그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페트 분해효소를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이 연구진이 발견한 페트 분해효소는 기존에 페트 분해를 위해 연구하던 다른 효소들에 비해 훨씬 페트를 잘 분해했다. 이 연구를 시작으로 페트를 포함해 다른 종류의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와 미생물을 찾고자 하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국 연구진은 돌연변이를 통해 페트 분해 활성이 증가한 효소를 보고했으며 김경진 경북대 교수팀은 활성 증가뿐만 아니라 고온에서도 잘 작동하는 변이 효소를 개발했다. 플라스틱을 고효율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나 미생물을 발굴하고 그들의 성능을 개선하는 연구는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의 유전자와 단백질의 기능이 확인된다면 이런 정보들은 합성생물학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인공미생물 설계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나 미생물은 극히 일부만 밝혀져 있다. 폴리에틸렌도 미생물을 이용해 분해하려는 연구가 2010년 이후 진행되기 시작했다. 2014년 중국의 연구진은 벌집의 밀랍을 먹는 벌레인 왁스웜의 장내 미생물이 폴리에틸렌을 분해한다고 보고했다. 2017년에는 영국과 스페인 연구진이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가 폴리에틸렌을 빠른 속도로 분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실제 이 애벌레는 12시간 이내에 92㎎의 폴리에틸렌을 분해했다.
폴리스티렌(PS)은 우리에게 스티로폼으로 잘 알려진 플라스틱이다. 최근 한국 해양쓰레기의 60%가 스티로폼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따라서 한국은 무엇보다 폴리스티렌을 분해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절실하다. 1999년부터 여러 미생물을 통해 폴리스티렌의 분해가 보고돼왔다. 2015년 미국 스탠퍼드대와 중국 칭화대 공동 연구진은 밀웜의 장내 미생물이 스티로폼을 빠르게 먹어 치운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의 연구는 아직 어떤 효소에 의해 플라스틱이 분해되는지, 분해된 플라스틱은 어떻게 미생물에 의해 이용되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파운드리 설립 필요
자연의 진화보다 과학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엄청난 양의 DNA를 원하는 대로 설계하고 합성해 새로운 기능을 갖는 미생물을 개발할 수 있는 바이오파운드리가 세계 곳곳에서 설립돼 합성생물학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다. 불행히도 아직 한국은 바이오파운드리가 구축돼 있지 않아 합성생물학의 핵심인 DNA 설계와 합성 분야에서 선두 국가와 거리가 있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다양한 효소와 미생물의 특징이 유전자, 단백질, 대사 수준에서 더 자세히 확인되고, 이런 정보들이 바이오파운드리를 통해 자연 진화를 통해 얻을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플라스틱 분해 인공미생물을 개발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