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3일 125년 전 일본의 조선왕궁 무력점령을 상기하면서 일본이 과거에 대한 사죄 대신 한국에 대해 부당한 경제보복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갑오년의 피타는 절규는 일제의 만고죄악을 고발한다'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조선왕궁습격은 우리 민족의 자주권을 마구 유린한 특대형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조선왕궁습격은 1894년 7월 23일 일본군이 경복궁을 점령하고 고종을 사실상 포로로 잡은 사건이다.

노동신문은 "이것은 일본이 우리 민족 앞에 저지른 죄악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그때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 인민은 나라의 자주권을 유린한 일본의 만고죄악에 대하여 절대로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일본 반동들은 지난날의 죄과에 대해 반성할 대신 과거 범죄를 한사코 부정하면서 사죄와 배상책임을 회피하려고 교활하게 책동하고 있다"며 "현실은 일본반동들이 125년 전에 감행한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을 오늘날 재현하려 한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사죄와 배상은 절대로 회피할 수 없는 일본의 책임' 제목의 글에서 조선왕궁습격을 소개하고 "이렇듯 전대미문의 범죄행위를 저지르고도 일본은 사죄와 배상은커녕 저들의 죄과를 가려보려고 갖은 모략을 다 꾸미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조선은 "최근에는 과거를 청산할 데 대한 조선 민족의 정당한 요구에 그 무슨 경제보복 조치라는 것으로 대답해 나서는 파렴치한 망동을 부리고 있다"며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는 가해자가 도리어 피해자에게 삿대질하는 것으로서 인간세계에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하지 못할 파렴치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北, 조선왕궁습격 125주년에 "日, 사죄는 커녕 경제보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