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북미지역서 만회…하반기 SUV 신차 약진 기대
중국에선 근본적 체질 개선, 인도는 내년부터 수익 전망


기아자동차가 올해들어 텔루라이드 판매 호조에 환율 도움까지 받으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통상임금 부담을 털어낸 효과도 있었다.

국내에서 주력 차종 판매가 부진했지만 북미 지역에서 고수익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인기로 만회했다.

기아차는 앞으로 신차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텔루라이드 끌고 환율이 밀었다…기아차 실적개선 탄력받나
◇상반기 판매 줄었지만 영업이익 껑충…원화가치 약세 도움
기아자동차는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6조9천510억원과 1조1천27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와 71.3%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2%로 1.7%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만 보면 매출액 14조5천66억원과 영업이익 5천336억원으로 각각 3.2%와 51.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7%로 1.2%포인트 개선됐다.

글로벌 경기 여건이 좋지 않고 차 판매도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개선됐다.

상반기 글로벌 판매(도매 기준) 135만2천629대로 작년 동기보다 2.4% 감소했다.

국내에선 24만2천870대로 9.3%나 쪼그라들었고 해외에서는 110만9천759대로 0.8% 줄었다.

이는 팰리세이드 등 경쟁사의 신차 출시로 인해 기아차의 주력 레저용 차량(RV) 판매가 위축된 탓으로 풀이됐다.

K5와 K7, 모하비 등 대량 판매 모델은 노후화돼 수요가 둔화했다.

이같은 판매 위축은 2분기에 영업이익 900억원 감소로 이어졌지만 북미지역에서 텔루라이드 등 고수익 SUV가 선전한 것으로 흡수했다는 것이 기아차의 분석이다.

상반기 판매단가가 내수는 2천430만원으로 1.9% 올랐는데 수출은 1만6천달러로 2.6% 상승했다.

원화가치 약세도 수익에 큰 도움이 됐다.

2분기에 환율 효과는 1천8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과 거의 같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상반기 1천75원에서 올해 1천146원으로 6.6% 상승했다.

1분기엔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금이 2천800억원 있었다.
텔루라이드 끌고 환율이 밀었다…기아차 실적개선 탄력받나
◇텔루라이드·모하비·셀토스…SUV 신차 공세 강화
기아차는 하반기에는 SUV 신차 판매 확대와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 강화로 수익성을 지키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선 상반기에 위축된 추세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춘다.

최근 출시한 준대형 세단 K7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신규 소형 SUV 셀토스 판매에 총력을 기울인다.

9월엔 대형 SUV 모하비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으며 SUV 체급별 라인업을 완성하는 한편, 11월엔 K5 풀체인지 모델을 추가한다.

신차의 연간 판매 목표는 셀토스 국내 3만대, 해외 6만5천대이다.

K5는 국내 5만1천대, 해외 1만3천300대다.

북미 지역에서는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텔루라이드와 쏘울 등 SUV 판매 비중확대를 추진한다.

기아차는 텔루라이드 생산 목표를 6만대에서 8만대 이상으로 높였다.

기아차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텔루라이드 판매는 계획을 월등히 앞서가고 있으며 이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조지아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고, 당초 계획보다 조금 빨리 연내 할 예정"이라며 "특근을 하면 생산능력이 더 올라갈 것" 말했다.

그는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진출했지만 텔루라이드 성장세에 지장이 있다고 염려할 정도 아니다"라며 "미국 시장에서는 여러 브랜드 차종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씨드 CUV를 출시하고 니로 EV, 쏘울 EV 등 친환경 모델 판매를 늘린다.

◇ 中전략 원점 재검토 '3년간 체질 개선'…인도, 내년에 손익분기점
기아차는 판매 침체로 '중국 1호 공장'을 지난달 폐쇄하는 등 중국 시장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단기적인 실적 개선보다 실질적인 재건을 위해 향후 3년에 걸쳐 브랜드, 상품, 가격 전략 등 모든 측면에서 근본적 체질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단기적 목표만 따라가다 중장기 방향을 놓쳤다는 반성에서 비롯한 것이다.
텔루라이드 끌고 환율이 밀었다…기아차 실적개선 탄력받나
기아차 관계자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시대에서 첫 출발선상으로 다양한 요구를 받아들이면서도 차별화할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을 재정립하는 데 있어 중국 시장이 이런 노력의 첫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브랜드 전략부터 딜러 체계 개선, 판매력 보강 등 근본적으로 재정립할 것"이라며 "앞으로 3년간 물량이나 손익에 큰 욕심을 내지 않는 상황에서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답을 찾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상반기 중국 자동차 시장이 9.5% 감소한 영향과 현지 딜러의 과다재고 등에 따라 기아차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16만3천대로 작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

아울러 기아차는 새로 진출한 인도시장에서는 내년에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기아차는 연간 3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인도공장에서 셀토스를 이달 말부터 양산할 계획으로 연간 인도 내수 판매량은 11만대로 내다봤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사전계약 받는 셀토스 반응이 좋아서 당초 계획보다 증량해서 생산판매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수출분 포함해서 연간 18만대 이상 생산하면 손익분기점 전환에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인도 전국 160개 도시에 판매·서비스망 265곳을 구축할 계획으로 인력 1천700여명을 이말 말까지 채용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