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ㅣ감독이 추구하는 드넓은 세계관에 갈 길 잃은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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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사자' 리뷰](https://img.hankyung.com/photo/201907/01.20158279.1.jpg)
영화 '사자'는 구마, 말그대로 마귀 퇴치를 메인에 내세운 작품이다. 박서준과 안성기, 우도환까지 신구 출연진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베일을 벗은 '사자'는 오컬트의 탈을 쓴 액션 히어로 장르였다. 선과 악에 대한 고민, 근원적인 공포에 대한 고민 없이 화려한 볼거리로 광활한 세계관만 구축하려다 본질을 놓쳤다.
영화 초반은 용후(박서준)의 어린시절에 집중한다. 어머니는 없지만 혼자서 뚝딱 계란말이도 할 정도로 씩씩한 용후와 자상한 아버지 아버지(이승준)는 주말이면 함께 성당에 가고, 미사가 끝나면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경찰이었던 아버지가 음주 단속 중 마귀가 씐 젊은 폭주족이 몰던 차에 끌려 다니다 갑작스럽게 숨을 거둔다. 아버지를 살려달라 필사적으로 기도했던 용후는 이 사건 이후 신을 불신하게 됐다.
![/사진=영화 '사자' 리뷰](https://img.hankyung.com/photo/201907/01.20158282.1.jpg)
병원에선 쉽게 나을 것이라 확신했지만, 손의 상처는 더욱 심해졌다. 잠이 들 때마다 목을 조르는 누군가 때문에 제대로 잠도 잘 수 없는 시간이 반복되자, 결국 용후는 역술가를 찾아가고, 그가 안내해준 곳으로 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난다.
이후 용후는 손바닥의 상처가 퇴마에 특별한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신을 믿지 않는 용후와 안신부의 특별한 공조가 시작된다. 이들이 힘을 합쳐 대악 지신(우도환)과 대결한다는 게 주요 줄거리다.
![/사진=영화 '사자' 리뷰](https://img.hankyung.com/photo/201907/01.20158280.1.jpg)
이후에도 의문의 상황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한 평생을 선한 마음으로 살아갔던 아버지가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후 사랑하는 아들을 지켜준다는 것만으로는 불까지 뿜으며 모든 마귀를 처단하는 용후의 '절대 손바닥'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더 심각한 건 지신이다. 영화의 한 축을 차지할 만큼 존재감이 있어야 할 캐릭터지만 기본적인 서사 없이 겉모습만 그럴듯할 뿐이다.
![/사진=영화 '사자' 리뷰](https://img.hankyung.com/photo/201907/01.20158281.1.jpg)
박서준의 탄탄한 복근과 화려한 액션, 안성기의 카리스마 넘치는 구마 의식, 7시간 넘게 준비했다는 우도환의 특수분장까지 배우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펼친다. 다소 오글거리고 어울리지 않는 설정도 모두 소화해냈다. 그 노력에도 '사자'의 만듦새는 얼기설기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오는 31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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