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토스·배민 투자한 '미다스의 손' "韓스타트업, 세계에서 가장 좋은 환경"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김한 알토스 벤처스 대표 '넥스트 라이즈' 기조강연
"유저 모객비용 낮아 유리…규제환경도 괜찮은 수준"
"유저 모객비용 낮아 유리…규제환경도 괜찮은 수준"
“한국 스타트업, 특히 소비자 위주로 비즈니스하는 스타트업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좋은 환경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서비스 이용자를 모으는 게 중요한데 한국은 여기에 드는 비용이 굉장히 낮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김한 알토스벤처스 대표(사진)는 지난 23일 산업은행·한국무역협회·벤처기업협회 등의 공동주최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페어 ‘넥스트 라이즈’ 기조연설자로 나서 국내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한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알토스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했지만 정작 투자한 회사는 국내 스타트업이 많다. 김 대표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투자한 실리콘밸리 소재 회사는 15개, 한국 스타트업은 3배 이상에 달하는 49개였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대표적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쿠팡, 토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크래프톤 등이 있다. 모두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쏘카, 타다, 직방, 마이리얼트립, 지그재그 등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스타트업들에도 투자한 실적이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미래가 밝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비스 이용자를 모으는 비용을 낮추기에 적합한 한국이야말로 스타트업 하기에 좋은 나라”라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스타트업은 유저 모객비용이 커질수록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초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스타트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점에서 한국은 굉장히 유리한 조건이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데다 단일 민족이라 사람들끼리 정보를 많이 공유하는 덕분에 스타트업들이 이용자를 모으기 쉬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국내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한국에 투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을 때 주변에서 비관적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투자 비중을 높이겠다고 했을 때 ‘시장이 너무 작다’ ‘재벌들이 모든 분야를 잡고 있다’ ‘창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등의 말을 들었다”면서 “고민했지만 그럼에도 집중 투자했다”고 귀띔했다.
신규 고객을 데려오는 데 드는 비용이 적게 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2013~2014년 집중 투자할 당시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이 모바일에 익숙한 환경이었다”며 “데이터를 많이 쓰고 모바일 서비스를 쓰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데도 굉장히 열려있는 나라”라고 부연했다.
투자 실패 사례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리모 택시라는 스타트업에 투자했지만 카카오 택시가 나오면서 출시도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면서 “너무 많은 것을 준비한 뒤 출시하려 하다가 시기를 놓쳤다는 게 당시 투자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의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이나 규제 수준도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나쁘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스타트업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10년 전에 ‘스타트업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면 집에서 쫓겨났겠지만 지금은 도리어 부모가 권장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 스타트업의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의외로 한국이 규제 환경이 사업하기에 나쁜 편은 아니다. 물론 보완할 점이 적지 않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도 괜찮은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스타트업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김한 알토스벤처스 대표(사진)는 지난 23일 산업은행·한국무역협회·벤처기업협회 등의 공동주최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페어 ‘넥스트 라이즈’ 기조연설자로 나서 국내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한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알토스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했지만 정작 투자한 회사는 국내 스타트업이 많다. 김 대표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투자한 실리콘밸리 소재 회사는 15개, 한국 스타트업은 3배 이상에 달하는 49개였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대표적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쿠팡, 토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크래프톤 등이 있다. 모두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쏘카, 타다, 직방, 마이리얼트립, 지그재그 등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스타트업들에도 투자한 실적이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미래가 밝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비스 이용자를 모으는 비용을 낮추기에 적합한 한국이야말로 스타트업 하기에 좋은 나라”라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스타트업은 유저 모객비용이 커질수록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초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스타트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점에서 한국은 굉장히 유리한 조건이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데다 단일 민족이라 사람들끼리 정보를 많이 공유하는 덕분에 스타트업들이 이용자를 모으기 쉬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국내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한국에 투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을 때 주변에서 비관적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투자 비중을 높이겠다고 했을 때 ‘시장이 너무 작다’ ‘재벌들이 모든 분야를 잡고 있다’ ‘창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등의 말을 들었다”면서 “고민했지만 그럼에도 집중 투자했다”고 귀띔했다.
신규 고객을 데려오는 데 드는 비용이 적게 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2013~2014년 집중 투자할 당시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이 모바일에 익숙한 환경이었다”며 “데이터를 많이 쓰고 모바일 서비스를 쓰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데도 굉장히 열려있는 나라”라고 부연했다.
투자 실패 사례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리모 택시라는 스타트업에 투자했지만 카카오 택시가 나오면서 출시도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면서 “너무 많은 것을 준비한 뒤 출시하려 하다가 시기를 놓쳤다는 게 당시 투자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의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이나 규제 수준도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나쁘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스타트업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10년 전에 ‘스타트업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면 집에서 쫓겨났겠지만 지금은 도리어 부모가 권장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 스타트업의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의외로 한국이 규제 환경이 사업하기에 나쁜 편은 아니다. 물론 보완할 점이 적지 않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도 괜찮은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