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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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 지분을 대거 인수한 데 대해 미국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에 달하는 지분을 갖게된 중국 기업들이 언제든 중국 공산당의 지령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과 다임러는 23일(현지시간) BAIC가 다임러 지분 5%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다임러 측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인수로 다임러와 BAIC 간의 성공적 파트너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인수에 들어간 자금은 다임러의 시가총액을 감안해 약 26억유로(약 3조4280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BAIC는 2003년부터 다임러와 협력해왔으며 베이징에서 합작사인 베이징벤츠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BAIC의 다임러 지분 인수는 독일 산업계에서 증가하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임러는 독일 산업에서 주춧돌과 같은 기업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몇년간 독일의 핵심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매입해왔다. 독일 ‘인더스트리 4.0’의 핵심인 산업용 로봇 업체 쿠카가 2016년 중국 메이디(美的)에 인수된 사건은 독일 내에서 상당한 반발을 샀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의 쿠카 인수건은 지난해 유럽연합(EU)이 회원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에 대해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바꾼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다임러의 경우 중국 측 지분이 15%에 달하게 됐다. 지난해 또 다른 중국 기업인 지리자동차의 리수푸 회장이 투자회사를 통해 다임러의 주식 9.69%를 시장에서 사들였기 때문이다.

NYT는 “중국에서는 사기업이라도 공산당의 지시를 따라야한다”며 “만약 중국 정부가 지리차와 베이징기차에 협력하라고 지시한다면 그들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BAIC는 베이징시정부가 대주주인 국유기업이다. 지리차는 사기업이지만, 대주주인 리 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저장성 출신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