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30~31일 상하이서 협상 재개…지루한 '장기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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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표단, 29일 중국으로 출발
오사카 정상회담 한 달 만에 대면
오사카 정상회담 한 달 만에 대면
미국과 중국이 다음주 무역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지난 5월 협상 결렬 후 2개월여 만이다. 하지만 곳곳에 난제가 쌓여 있어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지루한 장기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비롯한 미국 협상팀이 오는 29일 중국으로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 협상단이 상하이에서 30~31일 이틀간 회담할 것”이라며 “후속 협상은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그동안 워싱턴DC와 베이징을 오가며 협상을 벌였다. 이번엔 중국이 상하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협상 장소를 두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새로운 협상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라고 해석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마지막으로 열린 건 지난 5월 10일 워싱턴DC에서였다. 당시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협상팀이 미국을 방문해 담판을 벌였다. 하지만 미·중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미국은 관세전쟁 수위를 높였다.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고, 3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최고 25% 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중국도 600억달러어치 미국 제품 관세를 5~10%에서 5~25%로 인상하며 맞섰다.
파국으로 치닫던 미·중 갈등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휴전 모드’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대면협상이 성사됐다.
미국은 일단 중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5개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약 50건의 제재 면제를 신청했다”며 “매우 우호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미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만난 뒤 화웨이에 대한 수출 허용 문제를 적시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조차 극적 합의는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백악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협상해야 할 목록이 길다”고 말했다.
CNBC는 이날 “백악관 관료들은 합의까지 대략 6개월이 걸릴 수 있는, 장기적인 협상 시간표를 내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미·중 간 난제가 적지 않아 실제로는 6개월 이상 협상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당장 화웨이 문제만 해도 미국은 범용 제품에 대해서만 거래제한을 일부 완화했을 뿐 국가안보를 이유로 전면적 거래제한 해제엔 부정적이다. 여기에 화웨이가 북한의 3세대(3G) 이동통신망 구축에 관여했다는 미 언론 보도가 나오고 트럼프 대통령이 “살펴보겠다”고 밝힌 점도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반면 중국은 화웨이에 대한 전면적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내년이면 본격적인 대선국면에 진입하는 점도 변수다. 미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과 기술절도 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섣불리 중국에 유리한 합의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날 “지식재산 절도와 관련해 전국적으로 1000건 이상의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거의 모든 지식재산은 중국으로 들어갔으며 지금 우리나라를 상대로 중국보다 더 심각한 첩보 활동을 벌이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미국과 중국은 그동안 워싱턴DC와 베이징을 오가며 협상을 벌였다. 이번엔 중국이 상하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협상 장소를 두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새로운 협상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라고 해석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마지막으로 열린 건 지난 5월 10일 워싱턴DC에서였다. 당시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협상팀이 미국을 방문해 담판을 벌였다. 하지만 미·중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미국은 관세전쟁 수위를 높였다.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고, 3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최고 25% 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중국도 600억달러어치 미국 제품 관세를 5~10%에서 5~25%로 인상하며 맞섰다.
파국으로 치닫던 미·중 갈등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휴전 모드’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대면협상이 성사됐다.
미국은 일단 중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5개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약 50건의 제재 면제를 신청했다”며 “매우 우호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미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만난 뒤 화웨이에 대한 수출 허용 문제를 적시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조차 극적 합의는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백악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협상해야 할 목록이 길다”고 말했다.
CNBC는 이날 “백악관 관료들은 합의까지 대략 6개월이 걸릴 수 있는, 장기적인 협상 시간표를 내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미·중 간 난제가 적지 않아 실제로는 6개월 이상 협상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당장 화웨이 문제만 해도 미국은 범용 제품에 대해서만 거래제한을 일부 완화했을 뿐 국가안보를 이유로 전면적 거래제한 해제엔 부정적이다. 여기에 화웨이가 북한의 3세대(3G) 이동통신망 구축에 관여했다는 미 언론 보도가 나오고 트럼프 대통령이 “살펴보겠다”고 밝힌 점도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반면 중국은 화웨이에 대한 전면적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내년이면 본격적인 대선국면에 진입하는 점도 변수다. 미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과 기술절도 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섣불리 중국에 유리한 합의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날 “지식재산 절도와 관련해 전국적으로 1000건 이상의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거의 모든 지식재산은 중국으로 들어갔으며 지금 우리나라를 상대로 중국보다 더 심각한 첩보 활동을 벌이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