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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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윤 총장은 인사말에서 "주변에 있는 검찰에 계신 분들은 (제가) 지내온 것보다 정말 어려운 일들이 (제 앞에) 놓일 것이라고 말씀하시지만, 늘 원리 원칙에 입각해 마음을 비우고 한발 한발 걸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총장은 "검찰 제도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래 여러 정치적 환경이나 사회적 요구에 의해 검찰에 맡겨진 일들이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저희는 본질에 더 충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권도 다른 모든 국가권력과 마찬가지로 국민에게서 나온 권력인 만큼 국민들을 잘 받들고 국민의 입장에서 고쳐나가겠다"며 "어떤 방식으로 권한 행사를 해야 하는지 헌법정신에 비춰서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또 "부족함이 많은 저에게 한 나라의 형사법 집행을 총괄하는 큰일과 개혁에 관한 업무를 맡겨주셔서 어깨가 무겁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조 수석은 내달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로 꼽힌다. 조 수석은 수여식장에서 환하게 웃으며 윤 총장 부부에게 축하를 표했다. 조 수석과 윤 총장은 함께 차를 마시고, 환담장에서도 문 대통령의 맞은편에 나란히 앉는 등 계속 함께 움직이며 장시간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조 수석은 대선 직후인 2017년 5월 민정수석을 맡은 뒤 2년 2개월간 문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이나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을 지휘해왔다.

윤 총장 역시 개혁성향이 강한 인사로 분류되는 것은 물론,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으로 수사를 지휘하던 2013년 체포 절차 상부 보고 문제로 갈등을 겪다 좌천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원칙에 충실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조국 법무장관-윤석열 검찰총장' 체제를 구상한 것 자체가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수여식에 앞서서는 윤 총장이 부인 김건희 씨와 청와대 내부에 걸린 작품들을 감상하는 등 다정한 분위기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 씨는 윤 총장의 옷매무새를 바로잡아주는 등 남편에게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투자업체인 '코바나컨텐츠'의 대표이자 수십억원 대의 자산가로 알려진 김 씨는 지난 2012년 윤 총장과 결혼했다. 윤 총장의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에서는 김 씨가 기획한 전시회의 기업 협찬이 윤 총장이 총장 후보자로 지명되기 직전 급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청문회 준비팀은 해당 전시회의 협찬이 모두 총장후보 추천 이전에 완료된 것이라며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수여식에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등은 배석했지만, 애초 참석자 명단에 포함됐던 국가안보실 김유근 1차장과 김현종 2차장은 불참했다. 이는 북한이 이날 오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로 발사한 것과 관련, 안보실 위기관리센터가 상황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