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으로 끌어올린 1.1%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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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GDP 속보치
민간 기여도는 '마이너스'
민간 기여도는 '마이너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1.1%로 반등했다. 전 분기 마이너스 성장(-0.4%)에 따른 기저효과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덕분이었다. 한국은행은 25일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459조958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 늘었다고 발표했다. 분기 기준으로 2017년 3분기(1.5%) 후 가장 높았다.
2분기 성장률을 떠받친 것은 정부 재정이었다. 정부의 성장률 기여도는 1.3%포인트에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2.2%포인트) 후 가장 높았다. 반면 민간의 기여도는 -0.2%포인트로 전체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설비투자는 전 분기 -9.1%에서 2분기 2.4%로 회복했다. 민간소비는 0.1%에서 0.7%로 올랐다. 전 분기 워낙 나빴던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기저효과를 등에 업고도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민간 경제에 활력이 돌지 않고 있어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도 약화되고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정부 재정이 아니었다면 2분기도 역성장했을 것”이라며 “하반기엔 재정 여력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올해 성장률은 한은 전망치(2.2%)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랏돈 안 풀었으면 '역성장'…年 2% 성장도 불투명
올 2분기 경제성장률 1.1%는 시장 예상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이라던 시장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성장률 구성을 뜯어보면 여전히 경기 부진 징후가 뚜렷하다. 정부가 곳간을 열고 막대한 재정을 풀어 간신히 올려 놓은 수치기 때문이다. 정부 재정효과를 제거하면 2분기도 전분기처럼 마이너스 성장률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보여주듯 2분기 성장률 민간기여도는 -0.2%포인트를 나타냈다.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2.5~2.6%)는 물론 한국은행 전망치(2.2%)를 달성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가계와 기업이 활력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정만으로 한계가 있는 데다 일본 수출규제 등 불안한 대외여건도 하반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설비·건설 투자 여전히 부진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부소비다. 1분기 전기 대비 0.4% 증가에 그쳤던 정부소비는 2분기 2.5%로 확대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6월 말까지 올해 총예산(291조9000억원) 가운데 190조7000억원을 썼다. 재정집행률이 65.4%에 이른다.
재정을 쏟아부은 덕분에 정부의 2분기 성장 기여도는 전분기 -0.6%포인트에서 현재 1.3%포인트로 전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2.2%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기여도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 씀씀이를 제거할 경우 올해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로 지난해 4분기 -0.3%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2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탓이다. 2분기에 전기 대비 2.4%, 1.4% 증가했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8%, 3.5%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 선전하면서 전분기 대비 2.3% 늘었다. 하지만 수입 증가율(3.0%)을 밑돌았다.
연 성장률 2.0% 밑돌 수도
하반기 경기도 불투명하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2%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2.2%를 달성하려면 3, 4분기에 각각 0.8~0.9%(전분기 대비)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상반기 재정을 쏟아부으면서 곳간이 크게 쪼그라든 데다 일본 수출규제 파장도 가늠하기 어렵다. 추가경정예산은 국회 통과 가능성이 불투명한 데다 실제 집행되더라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경이 미세먼지 대응 등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은 곳에 많이 편성됐다”며 “경기 ‘마중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의 성장률 발표 직후 JP모간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박석길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가계와 기업 등 민간의 성장기여도가 낮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하반기 세계 경기도 부진할 것”이라며 “일본 수출규제 파장마저 예상보다 크다면 올해 성장률은 2.0%를 밑돌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고경봉 기자 lovepen@hankyung.com
2분기 성장률을 떠받친 것은 정부 재정이었다. 정부의 성장률 기여도는 1.3%포인트에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2.2%포인트) 후 가장 높았다. 반면 민간의 기여도는 -0.2%포인트로 전체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설비투자는 전 분기 -9.1%에서 2분기 2.4%로 회복했다. 민간소비는 0.1%에서 0.7%로 올랐다. 전 분기 워낙 나빴던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기저효과를 등에 업고도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민간 경제에 활력이 돌지 않고 있어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도 약화되고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정부 재정이 아니었다면 2분기도 역성장했을 것”이라며 “하반기엔 재정 여력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올해 성장률은 한은 전망치(2.2%)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랏돈 안 풀었으면 '역성장'…年 2% 성장도 불투명
올 2분기 경제성장률 1.1%는 시장 예상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이라던 시장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성장률 구성을 뜯어보면 여전히 경기 부진 징후가 뚜렷하다. 정부가 곳간을 열고 막대한 재정을 풀어 간신히 올려 놓은 수치기 때문이다. 정부 재정효과를 제거하면 2분기도 전분기처럼 마이너스 성장률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보여주듯 2분기 성장률 민간기여도는 -0.2%포인트를 나타냈다.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2.5~2.6%)는 물론 한국은행 전망치(2.2%)를 달성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가계와 기업이 활력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정만으로 한계가 있는 데다 일본 수출규제 등 불안한 대외여건도 하반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설비·건설 투자 여전히 부진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부소비다. 1분기 전기 대비 0.4% 증가에 그쳤던 정부소비는 2분기 2.5%로 확대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6월 말까지 올해 총예산(291조9000억원) 가운데 190조7000억원을 썼다. 재정집행률이 65.4%에 이른다.
재정을 쏟아부은 덕분에 정부의 2분기 성장 기여도는 전분기 -0.6%포인트에서 현재 1.3%포인트로 전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2.2%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기여도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 씀씀이를 제거할 경우 올해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로 지난해 4분기 -0.3%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2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탓이다. 2분기에 전기 대비 2.4%, 1.4% 증가했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8%, 3.5%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 선전하면서 전분기 대비 2.3% 늘었다. 하지만 수입 증가율(3.0%)을 밑돌았다.
연 성장률 2.0% 밑돌 수도
하반기 경기도 불투명하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2%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2.2%를 달성하려면 3, 4분기에 각각 0.8~0.9%(전분기 대비)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상반기 재정을 쏟아부으면서 곳간이 크게 쪼그라든 데다 일본 수출규제 파장도 가늠하기 어렵다. 추가경정예산은 국회 통과 가능성이 불투명한 데다 실제 집행되더라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경이 미세먼지 대응 등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은 곳에 많이 편성됐다”며 “경기 ‘마중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의 성장률 발표 직후 JP모간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박석길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가계와 기업 등 민간의 성장기여도가 낮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하반기 세계 경기도 부진할 것”이라며 “일본 수출규제 파장마저 예상보다 크다면 올해 성장률은 2.0%를 밑돌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고경봉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