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채팅'으로 탄핵 위기…"곧 거취 발표할 듯"
벼랑 끝 몰린 푸에르토리코 주지사…의회는 탄핵절차 개시
'막말 채팅'으로 여론의 거센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리카르도 로세요 푸에르토리코 주지사가 벼랑 끝에 몰렸다.

사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잇따르는 가운데 의회는 주지사에 대한 탄핵 절차를 개시했다.

24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엘누에보디아에 따르면 카를로스 조니 멘데스 푸에르토리코 하원 의장은 로세요 주지사에게 탄핵 절차가 개시됐음을 직접 통보했다.

멘데스 의장은 "주지사가 오늘 중으로 (거취를)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의회가 주지사에게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탄핵할 것이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셈이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정부 수반인 로세요 주지사는 지난 13일 푸에르토리코 탐사저널리즘센터가 그의 사적인 채팅 내용을 공개한 이후 퇴진 압박에 시달렸다.

주지사가 최측근 11명과 주고받은 889쪽 분량의 메시지엔 여성과 동성애 혐오 메시지는 물론, 지난 2017년 푸에르토리코에서 3천 명가량의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마리아의 희생자를 조롱하는 내용까지 담겼다.

아울러 민간인에게 민감한 기밀을 유출하는 등 윤리 위반의 소지가 있는 내용도 있었다.
벼랑 끝 몰린 푸에르토리코 주지사…의회는 탄핵절차 개시
허리케인에 대한 부실 대처와 재정 위기, 각종 비리 혐의 탓에 정부에 불만을 쌓아가던 시민들은 이른바 '챗게이트'를 도화선으로 폭발했다.

남녀노소와 계층을 불문하고 거리로 나와 12일 연속 주지사 퇴진 시위를 벌였다.

지난 22일에 시위에는 50만 명가량의 시민이 참여했다.

푸에르토리코의 인구는 319만 명(2018년 추정치)이다.

23일에는 법무부가 주지사를 비롯한 채팅방 멤버들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압박하기도 했다.

이날 법률가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는 로세요 주지사의 채팅 메시지를 검토한 결과 4개의 중대 범죄를 비롯한 5개의 범죄 혐의가 발견됐다며 의회에 탄핵을 권고했다.

당초 로세요 주지사가 이날 정오 TV 연설을 통해 사퇴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오후까지도 주지사의 입장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주지사 대변인은 사퇴 보도가 부정확한 루머라고 일축하며 "주지사는 여전히 숙고하면서 국민의 말을 듣는 단계다.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