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조직문화는 국가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키우는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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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니야지 발라카 한국피앤지 대표 대담
'기업 내 성별 다양성 제고…'
여가부-한국피앤지, 협약 체결
'기업 내 성별 다양성 제고…'
여가부-한국피앤지, 협약 체결
“성평등한 조직문화는 비즈니스 전략의 일부입니다.”(니야지 발라카 한국피앤지 대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는 남성의 일자리를 빼앗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에요.”(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한국피앤지는 직원 186명 중 98명(52.6%)이 여성이다. 과장·부장급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57.5%(113명 중 65명)에 달한다. 한국피앤지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본사에서 여성가족부와 ‘기업 내 성별 다양성 제고를 위한 실천과제를 담은 자율협약’을 맺고 50% 수준의 여성 관리자·임원 비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니야지 발라카 한국피앤지 대표는 이날 협약식 체결에 앞서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과의 대담에서 “성별 균형이 확보된 팀은 사고방식이 더 유연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가치를 잘 파악해 적절히 대응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피앤지는 관리자급 임직원들에게 성평등과 성별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를 철저히 교육하고, 해당 부서의 여성 비율을 평가에도 반영하고 있다.
진 장관은 성평등한 조직문화가 기업과 국가 경쟁력이 된다는 데 동의했다. 진 장관은 “여성의 역량 강화는 경제성장의 동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4월 ‘위미노믹스(Womenomics) 5.0’이란 보고서를 통해 “여성의 고용률이 남성 수준으로 오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4.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선미 장관=성평등한 조직문화는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성별 다양성은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을 위한 중요한 가치입니다. 그래서 지난해 9월 장관으로 임명됐을 때부터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여성 고위직 확대를 통해 ‘여성 대표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들의 배경이 다양하면 훨씬 빠르게 조직문화도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 여성 임원은 2017년 11.8%에서 17.9%로 늘었지만 민간부문에서 여성 임원의 비율은 2.3%에 불과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평균(22.9%)에 한참 못 미칠 뿐 아니라 7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여성 임원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한국피앤지의 사례를 확산하려는 이유입니다.
▷니야지 발라카 대표=성평등이야 말로 피앤지의 핵심 가치 중 하나입니다. 성차별 없이 남녀가 동등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진 장관=여성 임원 비율 50%가 당장 목표가 될 수는 없겠지만 2.3%에서 0.7%포인트라도 증가해 3%대로 올라섰으면 합니다.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 310개 기업에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습니다. 이들 기업 중 일부라도 여성 임원을 한 명씩 임명한다면 달성 가능한 목표 아니겠습니까. 한국피앤지도 여성 임원 비율 50% 수준을 달성하기까지 다양한 문제를 고민했을 텐데요.
▷니야지 발라카 대표=성평등은 피앤지의 비즈니스전략의 일부입니다. 부수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란 의미입니다. 피앤지는 전사적으로 ‘평등을 보다(WeSeeEqual)’란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관리자급 임직원들에겐 성평등과 성별 다양성을 왜 존중해야 하는지 철저하게 교육합니다. 필요한 스킬도 가르치는데요. 여성 동료들과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을 통해 터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관리자들은 해당 부서의 여성 임직원 목표 비율을 달성해야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인사상 불이익을 주진 않지만 특정 분야의 여성 임직원 비율이 유난히 낮으면 해당 관리자가 이유를 파악하고 회사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토론을 통해 회사 전체가 해결책을 찾습니다. 피앤지 상품 상당수의 소비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이들의 니즈(필요)를 이해하는 여성들이 기업에서도 효과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구성원의 배경이 다양한 팀의 성과가 그렇지 못한 팀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걸 경험해왔습니다.
▷진 장관=중요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여성 소비자 비중에 비해 기업의 의사결정자로서의 비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회적 문제입니다. 지금과 같은 의사결정구조에선 시장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관점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은 다양성을 존중해야 성과를 높이고 기업의 의사결정 리스크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민주적이고 투명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유지하려는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여성의 역량 강화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입니다.
▷니야지 발라카 대표=남성 역할도 중요합니다. 피앤지에선 성평등 교육 프로그램인 ‘MARC(Men Advocating Real Change)’를 남성 임직원들에게 제공합니다. 남성 임직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과 어떻게 성공적으로 협업할 수 있을지, 성별 다양성을 높이는데 자신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배웁니다.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성별, 인종을 구분해서 보지 않지만 여성 비율이 50%에 달합니다. 피앤지 자체 조사에 따르면 ‘피앤지가 성편견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문항에 92%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진 장관=기업이 자발적으로 여성 임원의 비율을 높이도록 독려하면서 성별 다양성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한국피앤지 등 이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들의 좋은 제도가 전파되면 좋은 자극이 될 것입니다.
▷니야지 발라카 대표=피앤지는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입니다. 성별뿐 아니라, 인종, 세대를 아우르는 포용적인 문화를 강조합니다. 수평적인 문화와 일·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오전 8~10시 사이 개인 상황에 따라 출근 시간을 선택하고 이에 따라 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등은 여성뿐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책과 제도만으론 부족합니다. 서로 믿을 수 있고 포용적인 업무환경이 중요합니다. 직원들이 솔직하게 어려움을 공유할 수 있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리=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는 남성의 일자리를 빼앗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에요.”(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한국피앤지는 직원 186명 중 98명(52.6%)이 여성이다. 과장·부장급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57.5%(113명 중 65명)에 달한다. 한국피앤지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본사에서 여성가족부와 ‘기업 내 성별 다양성 제고를 위한 실천과제를 담은 자율협약’을 맺고 50% 수준의 여성 관리자·임원 비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니야지 발라카 한국피앤지 대표는 이날 협약식 체결에 앞서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과의 대담에서 “성별 균형이 확보된 팀은 사고방식이 더 유연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가치를 잘 파악해 적절히 대응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피앤지는 관리자급 임직원들에게 성평등과 성별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를 철저히 교육하고, 해당 부서의 여성 비율을 평가에도 반영하고 있다.
진 장관은 성평등한 조직문화가 기업과 국가 경쟁력이 된다는 데 동의했다. 진 장관은 “여성의 역량 강화는 경제성장의 동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4월 ‘위미노믹스(Womenomics) 5.0’이란 보고서를 통해 “여성의 고용률이 남성 수준으로 오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4.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선미 장관=성평등한 조직문화는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성별 다양성은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을 위한 중요한 가치입니다. 그래서 지난해 9월 장관으로 임명됐을 때부터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여성 고위직 확대를 통해 ‘여성 대표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들의 배경이 다양하면 훨씬 빠르게 조직문화도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 여성 임원은 2017년 11.8%에서 17.9%로 늘었지만 민간부문에서 여성 임원의 비율은 2.3%에 불과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평균(22.9%)에 한참 못 미칠 뿐 아니라 7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여성 임원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한국피앤지의 사례를 확산하려는 이유입니다.
▷니야지 발라카 대표=성평등이야 말로 피앤지의 핵심 가치 중 하나입니다. 성차별 없이 남녀가 동등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진 장관=여성 임원 비율 50%가 당장 목표가 될 수는 없겠지만 2.3%에서 0.7%포인트라도 증가해 3%대로 올라섰으면 합니다.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 310개 기업에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습니다. 이들 기업 중 일부라도 여성 임원을 한 명씩 임명한다면 달성 가능한 목표 아니겠습니까. 한국피앤지도 여성 임원 비율 50% 수준을 달성하기까지 다양한 문제를 고민했을 텐데요.
▷니야지 발라카 대표=성평등은 피앤지의 비즈니스전략의 일부입니다. 부수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란 의미입니다. 피앤지는 전사적으로 ‘평등을 보다(WeSeeEqual)’란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관리자급 임직원들에겐 성평등과 성별 다양성을 왜 존중해야 하는지 철저하게 교육합니다. 필요한 스킬도 가르치는데요. 여성 동료들과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을 통해 터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관리자들은 해당 부서의 여성 임직원 목표 비율을 달성해야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인사상 불이익을 주진 않지만 특정 분야의 여성 임직원 비율이 유난히 낮으면 해당 관리자가 이유를 파악하고 회사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토론을 통해 회사 전체가 해결책을 찾습니다. 피앤지 상품 상당수의 소비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이들의 니즈(필요)를 이해하는 여성들이 기업에서도 효과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구성원의 배경이 다양한 팀의 성과가 그렇지 못한 팀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걸 경험해왔습니다.
▷진 장관=중요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여성 소비자 비중에 비해 기업의 의사결정자로서의 비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회적 문제입니다. 지금과 같은 의사결정구조에선 시장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관점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은 다양성을 존중해야 성과를 높이고 기업의 의사결정 리스크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민주적이고 투명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유지하려는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여성의 역량 강화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입니다.
▷니야지 발라카 대표=남성 역할도 중요합니다. 피앤지에선 성평등 교육 프로그램인 ‘MARC(Men Advocating Real Change)’를 남성 임직원들에게 제공합니다. 남성 임직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과 어떻게 성공적으로 협업할 수 있을지, 성별 다양성을 높이는데 자신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배웁니다.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성별, 인종을 구분해서 보지 않지만 여성 비율이 50%에 달합니다. 피앤지 자체 조사에 따르면 ‘피앤지가 성편견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문항에 92%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진 장관=기업이 자발적으로 여성 임원의 비율을 높이도록 독려하면서 성별 다양성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한국피앤지 등 이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들의 좋은 제도가 전파되면 좋은 자극이 될 것입니다.
▷니야지 발라카 대표=피앤지는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입니다. 성별뿐 아니라, 인종, 세대를 아우르는 포용적인 문화를 강조합니다. 수평적인 문화와 일·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오전 8~10시 사이 개인 상황에 따라 출근 시간을 선택하고 이에 따라 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등은 여성뿐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책과 제도만으론 부족합니다. 서로 믿을 수 있고 포용적인 업무환경이 중요합니다. 직원들이 솔직하게 어려움을 공유할 수 있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리=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