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흔들리는 '통화정책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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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멜론 더 저널 부편집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압박으로 곤경에 처한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최근 스위스 바젤에 있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지원 사격을 받았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협력과 규제를 조율하는 BIS는 중앙은행에 대한 과도한 정치적 요구에 대해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무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BIS 연차보고서를 인용해 “통화정책은 더 이상 경제 성장의 주된 동력이 될 수 없으며 세계 경제가 지속 가능한 모멘텀을 달성하도록 다른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통화정책이 정말 경제 성장의 메인 엔진이었는지 여부에 대해 우선 의문이 든다. 심지어 BIS가 통화정책의 신화를 만드는 역할을 했을 때도 말이다. 1938년 미국의 ‘제2차 대공황’ 때는 물론 아니었다. 당시 매리너 에클레스 Fed 의장은 손을 내저으며 프랭클린 루스벨트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 뉴딜정책 앞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오늘날의 세계 통화 지형에 있어서 BIS는 중앙은행들이 그들의 탄약을 다 써버렸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자신들의 막강한 권력의 도구인 이자율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많은 곳에서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빌려가는 사람에게 돈을 지급해야 할 정도로 실질 금리는 낮다.
짐 그랜트 그랜트금리옵서버뉴스레터 편집장은 그의 뉴스레터에 “(저금리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거의 13조달러의 빚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썼다. 그는 지금의 채권 수익률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한다.
가장 최근 통화정책을 실행한 사람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활동한 벤 버냉키·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이었다. 댄 손튼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부총재는 최근 더저널에 보낸 서한에서 오바마 시대의 중앙은행들이 “경제 회복기에 6년 반 동안 정책금리를 0%로 유지하고 Fed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네 배 이상 늘림으로써 성장을 촉진하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떤가. 2009년 경기 침체 이후 Fed의 과감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2010~2017년 경제성장률은 평균 2.2%로 역사적 평균 3%에 크게 못 미쳤다.
저금리는 확실히 차입을 자극하지만, 그것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그것은 종종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 국가 부채는 오바마 전 대통령 기간 두 배로 증가했고 현재는 22조달러 이상이다. 의회는 어떻게든 신용은 공짜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지금 민주당 상원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 같은 사람들은 ‘샘 삼촌(미국 정부)’이 얼마나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는지에 제한이 없다고 생각한다.
쉬운 돈은 부채 서비스 비용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악성 투자를 조장한다. 이 때문에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경기 회복이 시작된 이후 평균 1.3%에 그쳤다. 올 1분기에는 사업 신뢰도와 생산적 투자 회복으로 3.4%로 도약했다.
그리고 무역 전사들에 의해 한 국가가 통화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국제 무역에서 경쟁력을 얻을 수 있고, 통화 평가절하를 통해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 같은 신화는 영국 등 세계에서 수십 년 동안 믿어져 왔다.
기업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가치가 높은 통화를 다시 평가절하된 자국 통화로 바꿀 때 현금 흐름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것은 한동안 손익계산서를 좋게 보이도록 만들겠지만, 장기간은 아니다. 또 국가 전체의 경쟁우위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이유는 통화 약세가 명목상의 투입 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화폐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어떤 진정한 의미에서도 무역 조건을 바꾸지 않는다는 게 진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달러화를 싸게 만들려는 의도다. Fed는 2015년 이후 목표 금리를 소폭 올려 12월에 2.25%에서 2.5%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 금리 인상이 경제에 해를 끼쳤다는 증거는 없다. 댈러스 연방은행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은 최고 2.2%이며 금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것은 인플레이션 신호들이다.
재무부 증권의 낮은 금리가 국가 부채의 관리 비용을 낮춘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정부가 과잉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무한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샌더스나 워런 상원의원과 같은 생각을 갖는다면 이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BIS가 마침내 ‘통화정책극’의 허무성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이달에 미국을 마이너스 채권 수익률의 ‘환상의 세계’로 끌어들이라는 압력을 과연 버텨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다 함께 지켜 보자.
원제=The Myth of Monetary StimulusIs Unraveling
정리=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 한경 독점제휴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BIS 연차보고서를 인용해 “통화정책은 더 이상 경제 성장의 주된 동력이 될 수 없으며 세계 경제가 지속 가능한 모멘텀을 달성하도록 다른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통화정책이 정말 경제 성장의 메인 엔진이었는지 여부에 대해 우선 의문이 든다. 심지어 BIS가 통화정책의 신화를 만드는 역할을 했을 때도 말이다. 1938년 미국의 ‘제2차 대공황’ 때는 물론 아니었다. 당시 매리너 에클레스 Fed 의장은 손을 내저으며 프랭클린 루스벨트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 뉴딜정책 앞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오늘날의 세계 통화 지형에 있어서 BIS는 중앙은행들이 그들의 탄약을 다 써버렸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자신들의 막강한 권력의 도구인 이자율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많은 곳에서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빌려가는 사람에게 돈을 지급해야 할 정도로 실질 금리는 낮다.
짐 그랜트 그랜트금리옵서버뉴스레터 편집장은 그의 뉴스레터에 “(저금리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거의 13조달러의 빚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썼다. 그는 지금의 채권 수익률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한다.
가장 최근 통화정책을 실행한 사람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활동한 벤 버냉키·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이었다. 댄 손튼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부총재는 최근 더저널에 보낸 서한에서 오바마 시대의 중앙은행들이 “경제 회복기에 6년 반 동안 정책금리를 0%로 유지하고 Fed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네 배 이상 늘림으로써 성장을 촉진하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떤가. 2009년 경기 침체 이후 Fed의 과감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2010~2017년 경제성장률은 평균 2.2%로 역사적 평균 3%에 크게 못 미쳤다.
저금리는 확실히 차입을 자극하지만, 그것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그것은 종종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 국가 부채는 오바마 전 대통령 기간 두 배로 증가했고 현재는 22조달러 이상이다. 의회는 어떻게든 신용은 공짜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지금 민주당 상원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 같은 사람들은 ‘샘 삼촌(미국 정부)’이 얼마나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는지에 제한이 없다고 생각한다.
쉬운 돈은 부채 서비스 비용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악성 투자를 조장한다. 이 때문에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경기 회복이 시작된 이후 평균 1.3%에 그쳤다. 올 1분기에는 사업 신뢰도와 생산적 투자 회복으로 3.4%로 도약했다.
그리고 무역 전사들에 의해 한 국가가 통화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국제 무역에서 경쟁력을 얻을 수 있고, 통화 평가절하를 통해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 같은 신화는 영국 등 세계에서 수십 년 동안 믿어져 왔다.
기업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가치가 높은 통화를 다시 평가절하된 자국 통화로 바꿀 때 현금 흐름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것은 한동안 손익계산서를 좋게 보이도록 만들겠지만, 장기간은 아니다. 또 국가 전체의 경쟁우위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이유는 통화 약세가 명목상의 투입 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화폐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어떤 진정한 의미에서도 무역 조건을 바꾸지 않는다는 게 진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달러화를 싸게 만들려는 의도다. Fed는 2015년 이후 목표 금리를 소폭 올려 12월에 2.25%에서 2.5%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 금리 인상이 경제에 해를 끼쳤다는 증거는 없다. 댈러스 연방은행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은 최고 2.2%이며 금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것은 인플레이션 신호들이다.
재무부 증권의 낮은 금리가 국가 부채의 관리 비용을 낮춘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정부가 과잉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무한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샌더스나 워런 상원의원과 같은 생각을 갖는다면 이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BIS가 마침내 ‘통화정책극’의 허무성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이달에 미국을 마이너스 채권 수익률의 ‘환상의 세계’로 끌어들이라는 압력을 과연 버텨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다 함께 지켜 보자.
원제=The Myth of Monetary StimulusIs Unraveling
정리=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 한경 독점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