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잠수함 건조·단거리미사일 발사…잇단 군사행보로 대미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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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사연습 종료까지 '저강도' 무력시위 이어갈 듯…실무협상 앞두고 기싸움
군부 다독이며 미사일 성능 개량 등 자위적 국방력 강화 과시도
북한이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외면한 채 잇달아 군사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한국과 미국이 내달 초 시행할 군사 연습이 종료될 때까지 북한은 협상보다는 '저강도' 무력시위를 이어가며 대미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25일 새벽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번 미사일 발사 역시 종전과 마찬가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하에 진행됐을 것으로 보이며, 북한 매체가 26일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둘러보고 "작전 전술적 제원과 무기 전투체계들"을 파악했고, 이 잠수함은 동해 작전 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전했다. 이번 발사는 김 위원장의 잠수함 시찰 이틀 만에 이뤄진 것으로, 잠수함 시찰은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23일(북한 보도날짜 기준) 만에 나온 첫 군사 행보다.
북미 정상이 판문점 회동(6.30)에서 2∼3주 안에 비핵화 실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북한이 이 약속을 깨고 잇단 군사 행보에 나선 것은 내달 초 예정된 한미 군사 연습에 대한 대응의 성격이 크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6일 '19-2 동맹' 한미 군사 연습이 현실화한다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조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미 당국이 19-2 동맹 연습이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행사할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차원이라며 강행 입장을 보이자, 북한 역시 무력시위로 화답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도 북한은 남북 대화든, 북미 대화든 대화 재개의 환경과 조건으로 한미 군사 연습을 내세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제재 완화 대신 안전 보장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상황에서 안전 보장의 1순위라고 할 수 있는 한미 군사 연습부터 중단시키라는 속내가 읽힌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담에 불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동이 무산된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풀이된다.
대화보다는 대결에 무게중심이 놓인 현재 상황에서 북미 외교 수장의 회동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ARF에 거의 빠짐없이 외무상을 파견하며 대외활동의 중요한 기회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런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북미 간 비핵화 실무 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며 안전 보장 요구를 의제화하려는 기싸움으로 풀이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지난 23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당시 리용호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배석한 자리에서 "미국 측이 (한미 군사) 연습 중지를 거듭 확약하게 된 사실은 조선이 이 문제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며 "미국이 마련해야 할 비핵화 대화의 객관적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조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해 이러저러한 여론이 난무하고 있는데 미국은 무엇보다 비핵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객관적인 조건과 환경을 마련해야 하며 그에 기초해 조선 측이 접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협상안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대신, 미국이 '도발'로 간주하지 않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북미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는 뜻도 보여줬다.
합참은 이번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430㎞로, 고도 50여㎞로 날아가 지난 5월 9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미사일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5월 미사일 발사에 대해 "그들(북한)은 다른 모든 나라가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듯이 몇 번 한 것"이라며 북한의 지난달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
"극단적으로 단거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보지 않으며, 북미대화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인 셈이다. 북한이 미국의 양보가 없는 한 무력시위를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이는 데는 북한 군부와 내부의 결속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사체 발사도 미사일 성능 개량의 목적이 있고 새로 건조한 잠수함 역시 자위적 무장력 강화의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외치며 이를 과시하는 것은 체제 안전 보위에서 군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선군정치'의 후퇴 속에 국정 운영 중심에서 밀려난 군부를 다독이는 다목적 효과도 있다.
아울러 북한이 최근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에 이어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연합 초계비행 과정에서 일어난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 등 한반도의 복잡한 정세 속에서 정치 군사적 위력을 시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군부 다독이며 미사일 성능 개량 등 자위적 국방력 강화 과시도
북한이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외면한 채 잇달아 군사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한국과 미국이 내달 초 시행할 군사 연습이 종료될 때까지 북한은 협상보다는 '저강도' 무력시위를 이어가며 대미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25일 새벽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번 미사일 발사 역시 종전과 마찬가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하에 진행됐을 것으로 보이며, 북한 매체가 26일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둘러보고 "작전 전술적 제원과 무기 전투체계들"을 파악했고, 이 잠수함은 동해 작전 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전했다. 이번 발사는 김 위원장의 잠수함 시찰 이틀 만에 이뤄진 것으로, 잠수함 시찰은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23일(북한 보도날짜 기준) 만에 나온 첫 군사 행보다.
북미 정상이 판문점 회동(6.30)에서 2∼3주 안에 비핵화 실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북한이 이 약속을 깨고 잇단 군사 행보에 나선 것은 내달 초 예정된 한미 군사 연습에 대한 대응의 성격이 크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6일 '19-2 동맹' 한미 군사 연습이 현실화한다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조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미 당국이 19-2 동맹 연습이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행사할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차원이라며 강행 입장을 보이자, 북한 역시 무력시위로 화답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도 북한은 남북 대화든, 북미 대화든 대화 재개의 환경과 조건으로 한미 군사 연습을 내세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제재 완화 대신 안전 보장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상황에서 안전 보장의 1순위라고 할 수 있는 한미 군사 연습부터 중단시키라는 속내가 읽힌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담에 불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동이 무산된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풀이된다.
대화보다는 대결에 무게중심이 놓인 현재 상황에서 북미 외교 수장의 회동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ARF에 거의 빠짐없이 외무상을 파견하며 대외활동의 중요한 기회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런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북미 간 비핵화 실무 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며 안전 보장 요구를 의제화하려는 기싸움으로 풀이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지난 23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당시 리용호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배석한 자리에서 "미국 측이 (한미 군사) 연습 중지를 거듭 확약하게 된 사실은 조선이 이 문제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며 "미국이 마련해야 할 비핵화 대화의 객관적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조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해 이러저러한 여론이 난무하고 있는데 미국은 무엇보다 비핵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객관적인 조건과 환경을 마련해야 하며 그에 기초해 조선 측이 접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협상안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대신, 미국이 '도발'로 간주하지 않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북미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는 뜻도 보여줬다.
합참은 이번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430㎞로, 고도 50여㎞로 날아가 지난 5월 9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미사일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5월 미사일 발사에 대해 "그들(북한)은 다른 모든 나라가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듯이 몇 번 한 것"이라며 북한의 지난달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
"극단적으로 단거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보지 않으며, 북미대화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인 셈이다. 북한이 미국의 양보가 없는 한 무력시위를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이는 데는 북한 군부와 내부의 결속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사체 발사도 미사일 성능 개량의 목적이 있고 새로 건조한 잠수함 역시 자위적 무장력 강화의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외치며 이를 과시하는 것은 체제 안전 보위에서 군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선군정치'의 후퇴 속에 국정 운영 중심에서 밀려난 군부를 다독이는 다목적 효과도 있다.
아울러 북한이 최근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에 이어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연합 초계비행 과정에서 일어난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 등 한반도의 복잡한 정세 속에서 정치 군사적 위력을 시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