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獨 원전 가동중단도…26일까지 불볕더위 이어질 듯 서유럽에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며 잇따라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25일(현지시간) 낮 최고기온은 섭씨 42.6도로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2분 파리 몽수리에서 측정한 기온은 42.6도로, 수도 파리의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깼다.
이는 아프리카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보다 높은 기온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기존의 파리의 낮 최고기온 기록은 1947년 7월 28일의 40.4도였다.
1873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파리의 낮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은 것은 이날이 두 번째로, 오후 1시 36분에 40.6도로 기존 최고기록을 깬 이후 기온이 더 올라갔다.
프랑스의 다른 도시들도 줄줄이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갱신했다.
트루아의 이날 낮 최고기온은 오후 3시에 41.4도까지 오르며 기존의 기록인 2003년 8월 12일 40.6도를 넘어섰다.
루앙 40.7도, 릴 40.5도, 덩케르크 40도 등 비교적 선선한 지역인 북서부 영국해협 연안 도시들도 잇따라 기존 기록을 깼다.
이번 주 프랑스에 극한 폭염이 도래하자 프랑스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한 곳의 가동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프랑스 국영전기회사 EDF는 남부 타른에가론 도(데파르트망)에 있는 골페슈 원전의 냉각수 과열 우려에 따라 이번 주에 2기의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
프랑스는 지난 2003년 최악의 폭염으로 2주 동안 노인 등 무려 1만5천여명이 사망한 바 있다.
프랑스의 이웃 나라 벨기에에서도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며 연일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고 있다.
벨기에 기상청(MRI)에 따르면 이날 네덜란드와 독일 국경 인근의 클라이네 브로겔의 기온이 40.6℃까지 올라가 지난 1833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최고 기온을 다시 갈아 치웠다.
이 지역은 전날 39.9℃까지 올라 186년 만에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벨기에 기상청은 "대서양에 저기압이 자리를 잡으면서 이베리아반도로부터 뜨겁고 건조한 공기가 영향을 미쳐 현재 벨기에에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벨기에 기상청은 지난 24일 0시를 기해 해안 지대를 제외한 벨기에 전국에 폭염 적색경보를 내렸다.
MRI가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경보는 오는 26일 밤까지 계속된다.
독일도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하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니더작센주(州)의 링겐에서는 독일 기상관측 후 최고기온인 42.6도를 기록하며 불볕더위를 보였다.
옛 서독의 수도 본에서는 40.7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전 최고기온은 4년 전 바이에른주(州) 키친겐에서 기록한 40.3도였다.
특히 전력회사 프로이센엘렉트라는 냉각수로 쓰이는 베제르강의 온도 상승으로 인해 그론데 지역의 원전 작동을 중지하기로 했다.
프로이센엘렉트라는 고온 현상이 계속될 경우 바이에른주의 원자로 2기에 대해서도 작동을 중지할 방침이다.
독일 녹색당은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하거나 휴가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름철 다소 선선한 날씨를 보이던 베를린도 이날 30도를 넘자 미카엘 뮐러 시장은 시민들을 상대로 물을 소지한 채 외출하고, 물을 노숙자에게 제공해줄 것을 당부했다.
네덜란드도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네덜란드 기상청(KNMI)은 이날 오후 2시 54분께 벨기에 국경 인근의 힐즈 레이엔 지역의 기온이 40.4℃를 기록, 75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전날 오후 3시께 기온이 38.8℃까지 올랐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은 전날 최고기온이 39.3℃까지 올라 지난 1944년 이후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영국은 프랑스와 벨기에, 독일 등보다는 양호했지만, 런던이 7월 기온으로 역대 최고인 36.9도를 기록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2세 아기가 가족이 보지 못한 사이에 햇볕을 받아 과열된 자동차에 올라탔다가 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