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도발 지휘한 김정은 "南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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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훈련, 군사장비 도입 놓고
"자멸적 행위 중단하라" 억지
"자멸적 행위 중단하라" 억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동해상에 떨어진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의 발사를 직접 지휘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6일 보도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우리 측의 신형 군사장비 도입을 미사일 도발 이유로 내세웠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가 남조선 군부 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신형 전술유도무기 위력시위사격을 조직하고 직접 지도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4·27 남북한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실시한 사격훈련에서 위력시위사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두 미사일의 사거리를 애초 발표한 430㎞ 690여㎞에서 두 발 모두 600여㎞로 정정하고, 이스칸데르 계열과 비슷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지칭하며 “남조선 당국자가 사태 발전 전망의 위험성을 제때 깨닫고 최신 무기 반입 및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평양發 경고 무시 말라"…트럼프 "北, 작은 미사일 시험한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에서 “평양발 경고를 무시하지 말라”는 위협 메시지를 보냈다. 표면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지만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압박하는 속뜻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일단 태연하게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北, 도발 이유 모두 ‘南 탓’으로
북한은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발사 이유를 ‘남조선에 대한 위력시위’라고 규정했다. ‘위력시위’는 지난해부터 남북한 간 관계가 평화 분위기로 전환된 뒤 한 번도 쓰지 않은 단어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을 향해 “남조선 당국자가 사태발전 전망의 위험성을 제때 깨닫고 최신무기 반입이나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지난해 4월, 9월과 같은 바른 자세를 되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무리 비위가 거슬려도 남조선 당국자는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김정은의 발언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당시 우리 정부를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과 상통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이 남측에 가장 원하는 건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이고, 이 약속이 지난해 9·19 공동선언에도 담겼다”며 “우리 정부가 약속을 어겼고, 남북 공조보다 미국과의 협상이 실리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통미봉남(通美封南: 남한의 참여를 막고, 미국과 협상을 벌이는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美, 北 미사일 발사 의미 축소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 의미를 축소하며, 대결보다 대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북한도 “위력시위사격이 목적한 대로 겨냥한 일부 세력에는 불안과 고민을 충분히 심어줬을 것”이라고 했지만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다른 나라들도 많이 하는 소형 미사일 실험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북한이나 이란이 몰아붙일 경우 미군이 강하게 대응할 것’이란 인터뷰 진행자의 말에 “당신의 말은 다소 절제된 표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모두가 협상을 준비하면서 지렛대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무협상 재개 시기에 대해선 “2주 정도 후로 예상한다”며 “2주든 4주든 6주든 기다려서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지도록 하는 게 진정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미·북 정상 간 ‘판문점 회동’ 때 있었던 비화도 일부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김정은이 두 가지 약속을 했다”며 “하나는 핵실험을 하지 않고,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계속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 번째 약속은 실무협상을 재개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에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더 이상의 도발이 없기를 촉구한다. 모든 당사자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아 기자/워싱턴=주용석 특파원 mia@hankyung.com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가 남조선 군부 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신형 전술유도무기 위력시위사격을 조직하고 직접 지도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4·27 남북한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실시한 사격훈련에서 위력시위사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두 미사일의 사거리를 애초 발표한 430㎞ 690여㎞에서 두 발 모두 600여㎞로 정정하고, 이스칸데르 계열과 비슷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지칭하며 “남조선 당국자가 사태 발전 전망의 위험성을 제때 깨닫고 최신 무기 반입 및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평양發 경고 무시 말라"…트럼프 "北, 작은 미사일 시험한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에서 “평양발 경고를 무시하지 말라”는 위협 메시지를 보냈다. 표면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지만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압박하는 속뜻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일단 태연하게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北, 도발 이유 모두 ‘南 탓’으로
북한은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발사 이유를 ‘남조선에 대한 위력시위’라고 규정했다. ‘위력시위’는 지난해부터 남북한 간 관계가 평화 분위기로 전환된 뒤 한 번도 쓰지 않은 단어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을 향해 “남조선 당국자가 사태발전 전망의 위험성을 제때 깨닫고 최신무기 반입이나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지난해 4월, 9월과 같은 바른 자세를 되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무리 비위가 거슬려도 남조선 당국자는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김정은의 발언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당시 우리 정부를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과 상통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이 남측에 가장 원하는 건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이고, 이 약속이 지난해 9·19 공동선언에도 담겼다”며 “우리 정부가 약속을 어겼고, 남북 공조보다 미국과의 협상이 실리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통미봉남(通美封南: 남한의 참여를 막고, 미국과 협상을 벌이는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美, 北 미사일 발사 의미 축소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 의미를 축소하며, 대결보다 대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북한도 “위력시위사격이 목적한 대로 겨냥한 일부 세력에는 불안과 고민을 충분히 심어줬을 것”이라고 했지만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다른 나라들도 많이 하는 소형 미사일 실험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북한이나 이란이 몰아붙일 경우 미군이 강하게 대응할 것’이란 인터뷰 진행자의 말에 “당신의 말은 다소 절제된 표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모두가 협상을 준비하면서 지렛대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무협상 재개 시기에 대해선 “2주 정도 후로 예상한다”며 “2주든 4주든 6주든 기다려서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지도록 하는 게 진정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미·북 정상 간 ‘판문점 회동’ 때 있었던 비화도 일부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김정은이 두 가지 약속을 했다”며 “하나는 핵실험을 하지 않고,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계속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 번째 약속은 실무협상을 재개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에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더 이상의 도발이 없기를 촉구한다. 모든 당사자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아 기자/워싱턴=주용석 특파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