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동해상에서 나포…한국인 선원 2명도 함께 억류"

러시아 외무부가 자국 어선이 북한에 억류된 사건과 관련, 25일(현지시간) 주러 북한 대사관 고위 관계자를 외무부로 초치해 어선과 선원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어선에는 한국인 선원 2명도 타고 있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언론 보도문을 통해 "외무부로 진정협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 대리를 초치했다"고 전하면서 "(러시아) 어선 '샹 하이린(Xiang Hai Lin) 8호' 억류 사건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어 "(면담에서) 양국 현안과 한반도 정세도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현지 언론과 주북 러시아 대사관 등에 따르면 한국 속초항을 출발해 러시아 극동 쪽으로 항해하던 샹 하이린 8호가 지난 17일 동해상에서 북한 국경수비대 군함에 나포돼 원산항으로 이송됐다.

북한 측은 '북한 영토 입국 및 체류 규정' 위반을 이유로 선박을 억류하고 15명의 러시아인과 2명의 한국인으로 구성된 선원들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24일 "대사관 영사들이 지난 22일 원산을 찾아 한 호텔에 머물고 있는 (어선) 선장과 부선장, 그리고 어선에 남아있는 다른 선원들과 만났다"면서 "모든 선원은 건강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선원 2명도 원산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 대사관은 덧붙였다.

러시아 수산청은 이날 "수산청 감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어선은 (북한)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북한 영해를 벗어난 곳을 항해 중이었다"면서 북한의 어선 억류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와 관련 한국 통일부는 샹 하이린 8호가 16일 오후 7시께 속초항을 출발해 러시아 자루비노항으로 향하던 중 기관 고장으로 표류, 17일쯤 동해상 북측 수역에 들어갔다가 단속에 걸려 북한 원산항으로 인도됐다고 밝혔다.

한국인 선원 2명은 각각 50대, 60대 남성으로 러시아 선사와 기술지도 계약을 맺고 어업지도 및 감독관 자격으로 승선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는 18일 상황을 인지한 이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대북통지문을 전달하고 수차례 북측에 회신을 요청해왔지만 별다른 답을 못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 자국 어선 나포 관련 北 대사대리 초치…"조속 석방 촉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