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욕망 받아내는 일 도저히 안 되겠더라"…정계복귀설 거듭 일축
'독기 빠졌다' 평가에 "성공적으로 감추면 바뀐 것"
알릴레오 시즌1 마지막 방송…추석 지나 총선 국면 때 복귀 예고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은 27일 "정치를 하려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 수 없다.

사람들이 옳다고 믿는 걸 해줘야 한다"며 정계복귀설을 거듭 일축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선거는 50.1%의 시장점유율을 갖기 위한 싸움이고 제로섬 게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이사장은 또 "정치는 욕망을 상대하는 일"이라며 "대중이 어떤 욕망을 표출하든 무시하거나 적대시하지 않고 받아내야 한다.

저는 도저히 안 되겠더라. 너무너무 비굴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어 "스스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말을 하게 되는데, 그 방향으로 뜻도 크지 않은 제가 그것을 견디려니 너무너무 일상이 누추해진다"며 "제가 애국심이 부족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도 신실한 신자의 심정"이라며 "(문 대통령처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둘이 따로 만나시죠', '늦었으니 식사하고 가시죠'라고 저는 못 한다"고 예를 들었다.

유 이사장은 "'나는 출마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있다'고 얘기하면 '출마 의사 내비쳐'라고 보도가 나온다.

'출마를 하고 말고 제가 결정한다'고 하면 '출마 의지 시사'라고 보도한다"며 "그래서 '하기 싫다'는 표현을 찾았다.

그만큼 강력한 의사 표시가 어디 있겠느냐"라고 언급했다.

그는 막스 베버의 저서 '소명으로서의 정치'에 나오는 '비창조적 흥분상태'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정치라는 게 권력 투쟁이고 진영이 나뉘고 대결을 하기 때문에 비창조적 흥분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라"며 "'일본 놈들', '발광' 그런 단어들을 보면 막스 베버가 빠지지 말라고 했던 비창조적 흥분상태에 빠진 사람이 어떠한가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이런 심리 상태는 한국당 의원들에게서만 발견될 수 있는 게 아니고, 모든 정치인에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타나게 마련"이라며 "저도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자신의 심리 상태가 비창조적 흥분상태에 빠지지 않나 경계하면서 흉하지 않게 감정을 표현하며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런 뜬금없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이사장은 '다스뵈이다'에 단독 게스트로 출연하기 전 '유시민의 알릴레오' 시즌 1 마지막 방송을 공동 녹화했다.

이번 방송은 유 이사장이 오는 9월 하순께 선보일 알릴레오 시즌 2에서 협업할 공동 MC 후보들을 면접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지훈·조수진 변호사와 개그맨 황현희 씨가 후보로 출연했다.

유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도 '대선에 나오실 것인지 궁금하다'는 황씨의 질문에 "황현희 씨가 나를 안 믿는구나.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을 보니까"라고 답했다.

그는 "여러 차례, 여러 장소에서 얘기했는데 못 믿나 보다"라며 "인간적인 불신이 있어서 공동 MC는 안 되겠다"며 정계복귀설에 선을 그었다.

그는 '독기가 사라졌는데 착해진 것인가 연륜이 쌓인 것인가'라는 박 변호사의 질문에는 "남자가 60이 다 돼서 바뀌는 것 봤나"라며 "성공적으로 감추면 바뀐 것"이라고 답했다.

유 이사장은 내년 총선 국면이 본격화하는 추석 직후 알릴레오 시즌 2를 개시할 계획이다.

유 이사장은 앞서 지난 5월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총선이 다가오면 알릴레오에서 총선 특집 방송을 꾸준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시민 "정치하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걸 할 수 없다"(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