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결의안·추경 반드시 동시 처리…추경 처리 약속 먼저해야"
한국·바른미래 "중·러·일 규탄 결의안 처리…추경 반대는 아냐"
7월국회 내일 '반쪽' 개회…"안보국회 절실" vs "추경처리 확답"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요구로 '반쪽' 소집된 7월 임시국회가 시작도 전부터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임시국회 개회를 하루 앞둔 28일 여아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를 비롯한 의사일정 합의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만 주고받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원포인트 안보국회'를 주장하며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일단 유보하겠다며 외형상으로는 한발 물러서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추경 처리 로드맵을 못 박지 않는 이상 협상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며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어 여야가 실질적 논의의 진전을 이루기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야는 주말 원내수석부대표 사이에 물밑 접촉을 주고받았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 마련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의사일정 합의 전 한국당이 회기 내 추경안 처리를 확실히 약속하고, 본회의에서 안보 관련 결의안과 추경을 함께 처리하겠다고 확답해야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추경에 포함하기로 한 일본 경제보복 대응 관련 예산 내역을 정부가 다시 편성해 제출해야 한다는 한국당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며 이미 선을 그어둔 상황이다.

무엇보다 한국당이 그간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경제원탁회의와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북한 목선 관련 국정조사 등을 연계한 만큼, 또 다른 추가 요구로 결국 추경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뿌리깊은 불신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추경 처리를 확실하게 못 박아야지, 안보를 빌미로 또 다시 말장난을 하자는 요구에는 더 이상 응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며 "한국당이 또 다른 조건을 추가로 붙이지 않아야 논의가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은 일단 이달까지 추경이 처리되지 않으면 의도한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며 여론 압박도 병행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추경안이 7월 말일에라도 반드시 통과되어 8월부터는 집행되기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본회의를 열면 추경 처리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이 오히려 안보와 추경을 내팽개치고 있다며 역공에 나섰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원포인트 국회에서 운영위원회, 국방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 안보 관련 상임위원회를 열고 일본 수출 규제 및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관해 정부·여당에 따져 묻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러·일 군사적 위기 고조 행위 중단' 결의안과 국회 외통위에서 여야 만장일치로 의결된 '일본 정부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 등도 본회의에서 시급히 처리해야 할 과제로 보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조만간 국회 방일단이 출발할 예정인데 그 전에 본회의를 열어서 관련 결의안들을 처리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여당이 동의하지 않는 '정경두 해임건의안'을 이번 국회에는 연계시키지 않겠다고 밝혔음에도 임시국회 소집에 여당이 나서지 않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당은 추경 처리를 반대한 적이 없다.

국회가 열리면 추경심사는 당연히 재개되는 것"이라며 "여당이 결국 '추경 탓' 하면서 경제 실정을 덮고, 안보 국회를 하기 싫어서 임시국회 소집에 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추경 처리 날짜를 정확히 못 박지 않아도 본회의 일정이 잡히면 추경을 처리하겠다는 게 야당의 입장"이라며 "정경두 해임건의안을 대승적으로 양보한 야당 앞에서 여당의 모습이 너무나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