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SKT, 먼 미래에도 수익 낼까?"…야심찬 30년물 회사채 흥행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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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 첫 30년물 관심에도
장기수익성 하락…차입금 부담
만기 짧은 회사채는 흥행 성공
장기수익성 하락…차입금 부담
만기 짧은 회사채는 흥행 성공
▶마켓인사이트 7월26일 오후 4시33분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발행하는 30년 만기 회사채에 기대를 밑도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기업의 첫 30년물이란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먼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수익을 낼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확신을 갖지 못했다는 평가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9일 다섯 종류의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22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모두 1조4400억원의 수요를 모았다. 처음 모집한 금액 2500억원의 5.8배 규모로 전반적으로는 흥행에 성공했다. 우량 회사채 수요가 풍부한 상황에서 6개월 만에 나온 ‘AAA’ 등급 민간 회사채가 기관투자가의 구미를 돋웠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AAA’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민간기업은 SK텔레콤과 현대자동차, 지난 1월 회사채를 발행한 KT가 전부다.
하지만 민간기업 최초 발행으로 관심을 모았던 30년물 수요는 미진했다. SK텔레콤은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사전 조사한 결과 흥행이 부진할 것으로 보고 전체 모집금액의 8%인 200억원만 30년물로 모았다. 여기에 모집액의 세 배 규모인 600억원의 수요가 모였다. 전체 참여금액 1조4400억원의 4%에 불과했다.
금리도 기대에 못 미쳤다. SK텔레콤은 국고채 30년물에 0.00~0.30%포인트를 더한 금리에 투자자를 모집했다. 수요예측 결과 최종적으로 0.17%포인트 높은 연 1.64%(잠정치)에 발행키로 결정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장기간 내리막을 걸어온 만큼 먼 미래를 안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흥행 부진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3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똑같이 30년 만기 회사채 수요를 모집했을 때 기관은 무려 410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2003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2003년 3조1000억원을 찍은 뒤 장기간 2조원 안팎을 맴돌다 2013년을 마지막으로 2조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에 그쳤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46.6%를 점유(지난 3월 말 기준)하고 있지만 가입자들로부터 받는 요금은 꾸준히 줄고 있다. 올 1분기 SK텔레콤의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은 3만64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 줄었다.
여기에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로 늘어난 차입금 부담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연결 총차입금은 지난 3월 말 현재 10조8000억원대로 2011년 말 5조8000억원대에서 크게 불어났다. 경쟁업체 KT와 LG유플러스가 수익성 개선 등으로 빚 부담을 줄여나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확장 전략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5세대(5G) 통신 투자와 마케팅을 본격화할 때 회사의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발행하는 30년 만기 회사채에 기대를 밑도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기업의 첫 30년물이란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먼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수익을 낼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확신을 갖지 못했다는 평가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9일 다섯 종류의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22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모두 1조4400억원의 수요를 모았다. 처음 모집한 금액 2500억원의 5.8배 규모로 전반적으로는 흥행에 성공했다. 우량 회사채 수요가 풍부한 상황에서 6개월 만에 나온 ‘AAA’ 등급 민간 회사채가 기관투자가의 구미를 돋웠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AAA’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민간기업은 SK텔레콤과 현대자동차, 지난 1월 회사채를 발행한 KT가 전부다.
하지만 민간기업 최초 발행으로 관심을 모았던 30년물 수요는 미진했다. SK텔레콤은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사전 조사한 결과 흥행이 부진할 것으로 보고 전체 모집금액의 8%인 200억원만 30년물로 모았다. 여기에 모집액의 세 배 규모인 600억원의 수요가 모였다. 전체 참여금액 1조4400억원의 4%에 불과했다.
금리도 기대에 못 미쳤다. SK텔레콤은 국고채 30년물에 0.00~0.30%포인트를 더한 금리에 투자자를 모집했다. 수요예측 결과 최종적으로 0.17%포인트 높은 연 1.64%(잠정치)에 발행키로 결정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장기간 내리막을 걸어온 만큼 먼 미래를 안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흥행 부진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3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똑같이 30년 만기 회사채 수요를 모집했을 때 기관은 무려 410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2003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2003년 3조1000억원을 찍은 뒤 장기간 2조원 안팎을 맴돌다 2013년을 마지막으로 2조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에 그쳤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46.6%를 점유(지난 3월 말 기준)하고 있지만 가입자들로부터 받는 요금은 꾸준히 줄고 있다. 올 1분기 SK텔레콤의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은 3만64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 줄었다.
여기에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로 늘어난 차입금 부담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연결 총차입금은 지난 3월 말 현재 10조8000억원대로 2011년 말 5조8000억원대에서 크게 불어났다. 경쟁업체 KT와 LG유플러스가 수익성 개선 등으로 빚 부담을 줄여나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확장 전략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5세대(5G) 통신 투자와 마케팅을 본격화할 때 회사의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