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구 캐릭터·애니메이션 결합한 초이락…"뮤지컬 등으로 영토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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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산업은 없다
(4) '한국의 디즈니' 꿈꾸는 초이락컨텐츠팩토리
일본 캐릭터 완구 제작은 '한계'
헬로카봇·터닝메카드 등 개발
(4) '한국의 디즈니' 꿈꾸는 초이락컨텐츠팩토리
일본 캐릭터 완구 제작은 '한계'
헬로카봇·터닝메카드 등 개발
2013년 나온 헬로카봇과 2014년 출시된 터닝메카드는 국내 완구산업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동차와 변신로봇을 결합한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TV에 방영됐다. 캐릭터가 방송 및 영화와 결합하면서 광범위한 팬덤을 형성했다. 팬덤은 ‘구매 광풍’으로 이어졌고 터닝메카드 일부 모델은 품귀 현상까지 벌어졌다. 개당 수만원에 달하는 터닝메카드는 ‘등골 브레이커’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국내 완구시장에서 자체 캐릭터 개발과 완구·영화산업을 연계한 사업 모델을 정립한 초이락컨텐츠팩토리 이야기다. 시행착오 거쳤던 토종 캐릭터 완구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 이전까지 국내 완구업체들은 제대로 된 캐릭터를 개발하지 못했다. 미국이나 일본 완구업체의 캐릭터를 지식재산권(IP) 사용료를 내고 생산하는 방식을 유지했다. 이런 비즈니스모델은 성장 한계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었다.
국내 대표적인 완구업체 손오공의 최신규 전 회장(극장판 헬로카봇 시리즈 총감독)은 ‘한국의 디즈니’를 꿈꿨다.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고 IP 확보에 나섰다. 이렇게 해야 20~30년 뒤 디즈니처럼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완구산업을 장난감만 만드는 제조업이 아니라 콘텐츠사업으로 본 것이다. 최 전 회장은 2007년 말 초이락컨텐츠팩토리를 설립했다. 아들 최종일 대표가 그 뜻을 이어받았다. 이 회사는 캐릭터 연구개발부터 애니메이션 제작, 완구 개발·생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콘텐츠 기반 완구사업 모델이 처음부터 완성된 것은 아니었다. 1996년 최 전 회장은 일본 다카라로부터 로봇완구 ‘다간’을 수입했다. 관련 애니메이션도 국내 방송사를 통해 방영했다. 일본의 완구 금형을 개조해 국내에서 생산했다. 작은 성공이었다. 하지만 자체 콘텐츠에 대한 욕구는 더 커졌다. 최 전 회장은 1997년 국산 애니메이션 ‘영혼기병 라젠카’를 제작했다. 지상파방송과 연계해 로봇 완구를 개발했지만 실패했다. 2001년엔 다카라와 팽이 완구 ‘탑블레이드’를 공동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종합콘텐츠 회사로 진화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2013년 콘텐츠 기반 완구사업 모델을 정립하는 밑거름이 됐다. 그해 내놓은 ‘헬로카봇’과 5단 합체로봇인 ‘펜타스톰’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후 헬로카봇은 일곱 번째 시즌 동안 새로운 카봇을 선보이고 있다.
카봇의 성공에 고무된 초이락컨텐츠팩토리는 2014년 터닝메카드를 내놨다. 자동차가 카드와 부딪친 뒤 카드를 들어올리면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완구다. 초기에 나오는 제품마다 품절됐다. 터닝메카드의 성공으로 2014년 246억원이었던 매출은 2015년 1325억원으로 급증했다. 후속으로 공룡메카드, 요괴메카드, 빠샤메카드 등을 출시했다. 이들 모두 ‘TV 애니메이션과 연계한 완구 판매’라는 공식을 밟았다.
2016년 1700억원대까지 치솟은 매출은 후속작에 대한 인기가 주춤, 2017년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완구를 생산하면 손오공이 유통을 맡는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초이락컨텐츠팩토리는 헬로카봇과 공룡메카드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자체 IP를 활용한 뮤지컬도 제작하고 성인이 볼 수 있는 웹툰도 선보이고 있다.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키즈카페 ‘브라보키즈파크’ 등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2년간 영업적자를 감수하며 새로운 사업 부문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초이락컨텐츠팩토리 관계자는 “터닝메카드와 헬로카봇의 성공 이후 중국 업체들이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해 추격하고 있다”며 “콘텐츠를 다각화하고 새로운 완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국내 완구시장에서 자체 캐릭터 개발과 완구·영화산업을 연계한 사업 모델을 정립한 초이락컨텐츠팩토리 이야기다. 시행착오 거쳤던 토종 캐릭터 완구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 이전까지 국내 완구업체들은 제대로 된 캐릭터를 개발하지 못했다. 미국이나 일본 완구업체의 캐릭터를 지식재산권(IP) 사용료를 내고 생산하는 방식을 유지했다. 이런 비즈니스모델은 성장 한계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었다.
국내 대표적인 완구업체 손오공의 최신규 전 회장(극장판 헬로카봇 시리즈 총감독)은 ‘한국의 디즈니’를 꿈꿨다.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고 IP 확보에 나섰다. 이렇게 해야 20~30년 뒤 디즈니처럼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완구산업을 장난감만 만드는 제조업이 아니라 콘텐츠사업으로 본 것이다. 최 전 회장은 2007년 말 초이락컨텐츠팩토리를 설립했다. 아들 최종일 대표가 그 뜻을 이어받았다. 이 회사는 캐릭터 연구개발부터 애니메이션 제작, 완구 개발·생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콘텐츠 기반 완구사업 모델이 처음부터 완성된 것은 아니었다. 1996년 최 전 회장은 일본 다카라로부터 로봇완구 ‘다간’을 수입했다. 관련 애니메이션도 국내 방송사를 통해 방영했다. 일본의 완구 금형을 개조해 국내에서 생산했다. 작은 성공이었다. 하지만 자체 콘텐츠에 대한 욕구는 더 커졌다. 최 전 회장은 1997년 국산 애니메이션 ‘영혼기병 라젠카’를 제작했다. 지상파방송과 연계해 로봇 완구를 개발했지만 실패했다. 2001년엔 다카라와 팽이 완구 ‘탑블레이드’를 공동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종합콘텐츠 회사로 진화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2013년 콘텐츠 기반 완구사업 모델을 정립하는 밑거름이 됐다. 그해 내놓은 ‘헬로카봇’과 5단 합체로봇인 ‘펜타스톰’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후 헬로카봇은 일곱 번째 시즌 동안 새로운 카봇을 선보이고 있다.
카봇의 성공에 고무된 초이락컨텐츠팩토리는 2014년 터닝메카드를 내놨다. 자동차가 카드와 부딪친 뒤 카드를 들어올리면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완구다. 초기에 나오는 제품마다 품절됐다. 터닝메카드의 성공으로 2014년 246억원이었던 매출은 2015년 1325억원으로 급증했다. 후속으로 공룡메카드, 요괴메카드, 빠샤메카드 등을 출시했다. 이들 모두 ‘TV 애니메이션과 연계한 완구 판매’라는 공식을 밟았다.
2016년 1700억원대까지 치솟은 매출은 후속작에 대한 인기가 주춤, 2017년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완구를 생산하면 손오공이 유통을 맡는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초이락컨텐츠팩토리는 헬로카봇과 공룡메카드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자체 IP를 활용한 뮤지컬도 제작하고 성인이 볼 수 있는 웹툰도 선보이고 있다.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키즈카페 ‘브라보키즈파크’ 등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2년간 영업적자를 감수하며 새로운 사업 부문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초이락컨텐츠팩토리 관계자는 “터닝메카드와 헬로카봇의 성공 이후 중국 업체들이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해 추격하고 있다”며 “콘텐츠를 다각화하고 새로운 완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