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스트레스 원천 차단법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회사 직원이나 주변인들로부터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회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어 스트레스가 상당할 거라는 짐작에서 나온 질문일 게다. 나 또한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지만 “저는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데요”라며 허풍을 떨곤 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어떤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상당폭 줄여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 해결할 수 있다면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는 누구인가. 이렇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해결 방법이 떠오른다. 스트레스 또한 많이 줄어든다. 엄밀히 말하면 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쓴다고 할 수 있다.

어려운 프로젝트를 맡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고민을 토로한 후배에게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스트레스 받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그 상황 자체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라.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청해 문제 해결에만 집중해 봐.”

생각한다는 것은 문제를 직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스트레스 원인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 어떤 문제는 자기의 업무 능력을 훌쩍 넘어선 경우도 있고,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다음은 여러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려보고 시나리오별로 다음 시나리오를 그린다. 이 과정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나 사람, 필요한 지원 등을 생각한다. 다음은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면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생기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새로운 생각의 가지들이 뻗어날 수 있도록 유연한 사고를 유지해야 한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사람은 영화 속 슈퍼 히어로처럼 혼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다. 필요하다면 주변 사람들과 의논하고 책임을 나눠야 한다. 어려움은 누군가와 나누는 것만으로 줄기도 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된다.

예민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생각을 통해 방법을 찾는 것, 그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 혼자만의 고뇌 속에 자신을 방치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주위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인 스트레스 관리법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과 깊은 생각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 스트레스의 맹렬한 공격에 휘둘리지 말고 일단 생각을 하자. 그런 생각하는 습관을 의식적으로 만들자. 생각이 잘 안 되면 차라리 기도라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