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애테크'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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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 후저우의 한 아동복 촬영장. 세 살배기 여자아이가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억지웃음을 짓고 있다. 아이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하루 264벌을 갈아입고 사진을 찍었다. 싫증을 낼라치면 옆에 있던 엄마가 욕설을 퍼부었다. 부모는 이 ‘아동 모델’을 내세워 연간 80만위안(약 1억3600만원)을 챙겼다.
태국에서는 어른들이 6세 안팎 아이들을 격투기에 내보내고 상금 경쟁을 벌였다. 이처럼 애들을 돈벌이에 내모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아이들의 동영상 콘텐츠로 거액을 버는 일도 흔해졌다. 재주는 아이가 부리고 돈은 어른이 번다는 의미의 ‘애테크(아이+재테크)’ ‘아(兒)테크’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애들에게 무리한 행동을 시키는 경우도 많다. 국내의 한 유튜브 채널은 6세 쌍둥이에게 10㎏ 대왕문어를 통째로 먹게 하는 영상으로 충격을 줬다. 강도로 분장한 아빠가 “엄마를 잡아가겠다”며 겁을 주자 아이가 겁에 질려 눈물을 쏟고 강압에 못이겨 춤을 추는 영상도 있었다.
최근 서울 강남 빌딩 구입으로 화제를 모은 어린이 채널 역시 아동 학대 혐의로 고발당한 바 있다. 이 채널은 6세 여아에게 자동차를 운전하게 하거나, 아빠 지갑에서 돈을 훔치는 상황을 연출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을 차로 깔아뭉개는 장면까지 찍었다.
이렇게 자극적인 콘텐츠를 동원해서 번 돈은 대부분 부모가 갖는다. 미국은 6세 때 찰리 채플린 영화 ‘키드’에 출연한 재키 쿠건의 수익을 부모가 탕진한 사건을 계기로 ‘쿠건법’을 제정했다. 수익의 15%를 아동 계좌에 예탁하고, 나머지도 허투루 쓰지 못하도록 했다.
요즘은 온라인에 자녀 사진을 올리는 것도 규제한다. 셰어(share·공유)와 패어런츠(parents·부모)를 합성한 ‘셰어런팅’의 부작용으로 자녀가 범죄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집 홈페이지 사진을 수집하는 성범죄자가 적발됐다.
키즈 콘텐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어른들의 빗나간 욕심 때문에 상처받는 ‘키즈 유튜버’가 생겨서는 안 된다. 법과 규제가 만능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은 필요하다. “한 아이를 기르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애(愛)케어’도 아니고 돈벌이로 내모는 ‘애(兒)테크’라니!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태국에서는 어른들이 6세 안팎 아이들을 격투기에 내보내고 상금 경쟁을 벌였다. 이처럼 애들을 돈벌이에 내모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아이들의 동영상 콘텐츠로 거액을 버는 일도 흔해졌다. 재주는 아이가 부리고 돈은 어른이 번다는 의미의 ‘애테크(아이+재테크)’ ‘아(兒)테크’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애들에게 무리한 행동을 시키는 경우도 많다. 국내의 한 유튜브 채널은 6세 쌍둥이에게 10㎏ 대왕문어를 통째로 먹게 하는 영상으로 충격을 줬다. 강도로 분장한 아빠가 “엄마를 잡아가겠다”며 겁을 주자 아이가 겁에 질려 눈물을 쏟고 강압에 못이겨 춤을 추는 영상도 있었다.
최근 서울 강남 빌딩 구입으로 화제를 모은 어린이 채널 역시 아동 학대 혐의로 고발당한 바 있다. 이 채널은 6세 여아에게 자동차를 운전하게 하거나, 아빠 지갑에서 돈을 훔치는 상황을 연출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을 차로 깔아뭉개는 장면까지 찍었다.
이렇게 자극적인 콘텐츠를 동원해서 번 돈은 대부분 부모가 갖는다. 미국은 6세 때 찰리 채플린 영화 ‘키드’에 출연한 재키 쿠건의 수익을 부모가 탕진한 사건을 계기로 ‘쿠건법’을 제정했다. 수익의 15%를 아동 계좌에 예탁하고, 나머지도 허투루 쓰지 못하도록 했다.
요즘은 온라인에 자녀 사진을 올리는 것도 규제한다. 셰어(share·공유)와 패어런츠(parents·부모)를 합성한 ‘셰어런팅’의 부작용으로 자녀가 범죄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집 홈페이지 사진을 수집하는 성범죄자가 적발됐다.
키즈 콘텐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어른들의 빗나간 욕심 때문에 상처받는 ‘키즈 유튜버’가 생겨서는 안 된다. 법과 규제가 만능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은 필요하다. “한 아이를 기르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애(愛)케어’도 아니고 돈벌이로 내모는 ‘애(兒)테크’라니!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